혼돈의 KT 수장뽑기
불안한 출항 준비…연이은 윤경림호 탑승 거부
③ 코드인사 불발…임승태·윤정식 등 내정자 사의 표명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3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오른 윤경림 사장. (제공=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KT가 새로운 경영 체제 전환에 애를 먹고 있다.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오른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향한 정부와 여권의 반감이 여전해서다. 최근 KT가 내정한 계열사 대표와 사외이사 후보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정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자가 지난 12일 KT 측에 개인 사유로 대표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앞서 사외이사 후보로 지명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도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했다. 주요 인사들이 출항 전부터 윤경림호 합류를 거부하면서 KT 내부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KT는 '코드 인사'라는 비판에도 친여 성향의 인사 영입을 밀어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 있는 인사 영입으로 정부와 여권의 마음을 얻어보겠다는 의도에서다. 


실제로 KT스카이라이프 대표 후보였던 윤 내정자는 윤 대통령과 충암고 동문 출신으로 '친정부 인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사외이사 후보에서 물러난 임 내정자도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로 참여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내정자들의 이탈을 두고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현 정권의 의지가 간접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T는 최근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친정부 인사를 적극 내정하는 등 정부 비위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정부는 KT의 손을 쉽게 잡아주지 않고 있다. 여전히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KT와 같은 소유분산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논란을 타개하기 위한 KT 노력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이사회가 난데없이 윤심을 대표한다는 이를 사외이사와 자회사 사장으로 영입하고 이를 통해 위기가 해소될 것처럼 했다가 난감해하는 상황"이라며 "경영진의 정치적 줄 대기는 위기의 증폭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KT가 정부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서 업계 이목은 자연스럽게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를 향하고 있다. KT는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여부를 가린다. 아울러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송경민 KT SAT 대표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강충구·여은정·표현명 현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는 안건이다.


이미 이들의 운명을 결정할 전자투표가 지난 13일 시작됐다. 전자투표는 주총 전날인 30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전자투표 참여율이나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관심사다. 


KT 전자투표 참여율은 2021년 4.34%, 지난해 19.3%로 확인됐다.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참여율이 예상된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정부와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에 따른 주가 하락에 불만을 갖고 표심을 모으고 있어서다. 실제로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온라인 카페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체 소액주주 지분은 약 57%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이번 주총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KT 이사회에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최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이 KT 차기 대표 후보자 선임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주총에서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려면 출석한 주주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10.35%), 현대자동차그룹(7.79%) 등 주요 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농후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새로운 대표이사와 함께 KT가 더 높은 도약을 시작할 수 있도록 주주님의 지원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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