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접은 대우건설, 200억 사모채 발행
건설채 흥행 부진하자 선회한 듯…A급 이하 건설사 사모채 몰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16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우건설 사옥. 제공=대우건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대우건설이 최근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건설사들이 공모채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것과는 다소 상반된 행보다. 이를 두고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공모채로 넉넉한 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사모채로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2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대우건설 54)를 발행했다. 발행 조건은 만기 1년에 이자율 연 7.2%다. 


올해 들어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건설사들도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친환경 회사로 정체성을 구축 중인 SK에코플랜트(A-)와 건설업계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현대건설(AA-) 정도만이 두각을 나타냈다. SK에코플랜트는 당초 1000억원 발행을 계획했으나 수요예측에서 5배에 달하는 물량이 들어와 증액을 결정했고, 1500억원 발행 계획을 세운 현대건설에는 3200억원이 몰렸다. 


반면 신용등급이 A급 이하인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GS건설(A+)은 현대건설보다 2%포인트 높은 연 6%대 금리로 1500억원을 조달했다. 한신공영(BBB+)과 HL디앤아이한라(BBB+)는 500억원을 계획했지만 50억원 모집에 그쳤다. 


최근 대우건설(A0) 역시 공모채 발행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된 유동성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최대한의 자금을 확보하려면 사모채보다 공모채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 밝은 IB업계 관계자는 "GS건설 등이 공모채 흥행에 성공했다면 대우건설 역시 발행에 나설 계획이었다"며 "A급 건설사들도 공모채 발행에 고전하면서 대우건설이 사모채 발행으로 노선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권시장에서 아직 부동산PF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며 "대우건설이 최근 울산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철수하면서 440억원 규모의 손실을 떠앉은 것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앞서 2021년 4월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이후 공모채 시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모채 발행에 대해 "자사 회사채의 조달 능력과 시장 분위기 등을 테스트하기 위해 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만기가 남은 대우건설 전체 회사채 규모는 5200억원이다. 2021년 발행한 대우건설 사모채의 경우 금리가 연 3%대였으나 최근 연 7%대까지 오른 상태다. 


최근 신용등급 A급 이하 건설사들은 사모채 시장으로 몰리는 모습이다. 대우건설에 이어 태영건설(A0), KCC건설(A-), 신세계건설(A0)이 사모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태영건설, KCC건설, 신세계건설은 각각 3년 물로 300억, 200억, 200억원을 조달했다. 


금리는 각각 연 5.519%, 연 5.757%, 연 5.215%다. 모두 신용보증기금의 P-CBO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으로 상환 리스크가 적다. 이 때문에 비교적 양호한 금리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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