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이어 '무고통(pain-free)' 항암제 폴리탁셀(Polytaxel)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호주 내 임상참여 병원 선정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이르면 상반기 중 환자 투약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암환자에게 회복기 없이 항암제 폴리탁셀 2회 투약으로 최단 8일 만에 치료를 마칠 수 있는 호주 임상시험을 추진 중이다. 폴리탁셀은 현대바이오가 자사의 유무기 나노 고분자 약물전달체(DDS)에 대표적 화학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을 탑재해 정상세포를 손상하지 않고 암세포에 약성분을 집중 전달하는 차세대 항암물질이다. 

특히 췌장처럼 약물 전달이 어려운 장기에도 잘 전달되도록 10nm 정도의 나노 크기로 설계됐으며 주요 장기에 대한 약물의 전달률을 높이기 위해 물에 잘 녹지 않는 난용성인 도세탁셀을 물에 잘 녹는 수용해성으로 개선했다.

현재 현대바이오는 췌장암 대상 글로벌 폴리탁셀 임상1상 계획을 호주 현지의 암전문 병원과 협의 중이며, 논의가 상당부분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보다 임상 개시 절차가 간소한 호주에서는 임상수행병원을 정한 뒤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임상계획을 제출하면 곧바로 임상 개시가 결정된다.

폴리탁셀이 현대바이오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이유는 '고통없이' 치료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암요법이기 때문이다. 현대바이오는 연구개발을 지속해 무고통 항암요법인 '노앨테라피'를 완성했다. 노앨테라피의 메커니즘은 항암제 독성이 인체 내에서 정상세포를 손상하지 않도록 하는 독성 제어가 핵심이다.

호주에서 시작된 폴리탁셀 임상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암환자의 생활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시장은 기대 중이다. 암 환자의 경우 치료비와 입원 등 부대비용 부담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폴리탁셀은 장기 입원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무고통 치료를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개발 성공 시 암으로 인한 국가와 가정의 재난을 막아줄 수 있는 중요한 약물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현대바이오는 폴리탁셀 호주 임상에서 7일 간격 투약을 회복기 없이 임상환자에게 적용하는 형태로 임상을 디자인했다. 주1회 투약은 현대바이오가 전임상에서 각종 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한 투약 간격이다. 회복기 없는 7일 간격 투약으로 암환자에게 2회 투약하면 단 8일 만에 투약이 끝나는 셈이다. 현대바이오는 임상에서 최대 2~3회 투약할 계획인데 3회 투약도 사실상 2주(15일) 만에 투약이 완료된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화학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항암요법은 동물에 적용한 투약 간격을 약물 독성 때문에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었다"면서 "결국 사람에게는 투약 후 약물독성으로 손상된 정상세포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회복기를 둬야 하는데 이 기간에 암세포도 회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폴리탁셀은 무독성량 한도내 투약해도 효능을 발휘하는 안전한 약물이어서 인간과 동물에 동일한 투약 간격을 적용할 수 있다"며 "폴리탁셀을 토대로 구현한 '노앨테라피는 최근 영국 왕립화학회가 편찬하는 저널(JMCB)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