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일양약품 3세들이 자회사들을 활용한 3세 경영기반 다지기에 한창이다. 장남은 일양약품·칸테크, 차남은 일양바이오팜을 앞세워 형제경영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의 종속기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법인 2곳과 일양바이오팜(80%), 칸테크(80.2%)로 구성돼 있다. 중국법인은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52%)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46%)다.

일양약품의 최대주주는 정도언 회장(21.84%)이며 장남 정유석 부사장은 4.08%, 차남 정희석 대표는 0.05%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일양약품의 승계향방은 안갯 속에 있었다. 그러나 2021년 정유석 부사장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행보를 보이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실제 정 부사장은 2003년 25만4775주를 장내매수하며 일양약품 지분 3%를 넘긴 이후 2021년에만 30여차례 일양약품 지분을 사들여 승계작업에 불을 지폈다. 업계에서는 같은 기간 정 부사장의 일양약품 지분율 변동이 미미했던 점을 미뤄 향후 정 부회장이 정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고 3세 경영의 본막을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정 부사장은 일양약품에서 김동연 대표와 손발을 맞춰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대표는 아니지만 3세경영을 위한 물밑작업으로 해석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정 부사장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칸테크 대표 자리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칸테크를 통해 병역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던 정 부사장은 2010년 2월 칸테크 감사를 맡았고 2015년 대표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일양약품 본업인 제약과는 거리가 있지만 경영능력 입증을 위한 안배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칸테크의 경쟁력 제고라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칸테크는 지난해 3분기 64억원의 매출액과 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5.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가량 감소한 수치다.

차남 정희석 대표는 일양바이오팜을 통해 3세 경영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우선 일양바이오팜의 최대주주는 일양약품(80%)이며 정 대표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20년 일양약품으로부터 일양바이오팜 지분 20%를 깜짝 매입했다. 여기에는 일양바이오팜이 일양약품의 의약품 생산을 도맡으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양바이오팜은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일양약품을 통해 올리고 있다. 

일양바이오팜은 2014년 매출액 78억원, 영업이익 1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 매출액 114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매출액 101억원, 영업익 31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연간 최대실적달성을 목전에 둔 상태다.

업계는 일양바이오팜의 성장세와 맞물려 정 대표가 추가적으로 지분확보에 나서게 될 경우 추후 계열분리를 통해  독자경영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부사장이 일양약품을, 정 대표가 일양바이오팜을 맡는 식의 형제경영 구도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앞선 관계자는 "일양바이오팜은 전체 매출 중 대부분을 일양약품에 의존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 입증이 끝나고 정 대표가 다시 일양바이오팜 지분매입 행보를 시작한다면 일양약품의 3세 경영도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