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구술심사를 진행했다. 부문별로 차이가 있지만 벤처캐피탈(VC) 일반리그의 경우 3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9곳으로 배정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내기 위해 24~26곳이 맞붙었다. 사모펀드(PE) 루키 부문은 경쟁률이 이보다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자사업은 ▲PE 일반(1020억원·9곳) ▲PE 루키(180억원·2곳) ▲VC 일반(720억원·9곳) ▲VC 루키(80억원·2곳)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군인공제회는 심사를 통해 총 22개 운용사에 2000억원 안팎을 출자할 계획이다.

최종 발탁된 위탁운용사는 선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최대 6개월 이내 결성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 펀드 최소 결성 규모는 PE 일반 부문 600억원, PE 루키 부문 300억원, VC 일반 부문 400억원, VC 루키 부문 200억원으로 설정했다.

출자사업에는 지난해 모태펀드, 연기금, 공제회 등으로부터 위탁운용사 지위를 따낸 곳들이 다수 참여했다. 대부분 운용사가 매칭(matching) 자금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군인공제회가 지원자격에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최소 펀드 결성 규모의 30%(루키 15%) 이상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자금줄이 바짝 마른 가운데 진행되는 출자사업인 만큼 위탁운용사 지위 확보에 사활을 거는 곳들도 많다. 특히 VC 부문의 경우 이번 군인공제회 출자사업 선정결과에 따라 펀드 결성 또는 멀티클로징(추가 증액) 여부가 판가름 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태펀드를 앵커LP(주축 출자자)로 펀드를 조성하는 운용사 중에는 이번 출자사업 탈락 시 GP 자격을 반납해야 하는 곳도 있다"며 "군인공제회 출자사업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펀드 결성시한을 1개월씩 연장받았지만, 매칭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펀드 결성에 실패할 경우 이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군인공제회는 당초 지난해 12월 구술심사를 마치고, 1월 중 위탁운용사를 최종 낙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보다 접수 서류가 몰리며 출자사업 일정을 순연했다. 지원사가 많았던 만큼 구술심사 숏리스트(적격후보)를 추리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생각보다 많은 운용사가 제안서를 접수하며 서류심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위탁운용사 선정은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정계획 발표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할 순 없지만 이른 시일 내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