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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원사업 정리한 이유…신용등급 'A' 꿈
김수정 기자
2022.12.19 08:59:01
②동국제강, 저수익 사업 정리 후 사업구조 개편 청사진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국내 철강 업계는 혼조를 보였다. 작년 상반기부터 이어오던 철강 가격이 올해 하반기부터 꺾이면서다. 작년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 기업들이 실적 기록을 새로 썼던 터라 올해 하반기 부진이 더욱 부각됐다. 태풍 피해로 49년 만에 제철소도 가동을 멈추면서 실적 훼손은 더욱 심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내년 철강 기업의 기상도 흐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철강 기업들은 신규 먹거리를 모색하며 날갯짓을 시작하고 있다. 환경 규제에 따라 당장 직면한 '탄소중립' 이슈 대응은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팍스넷뉴스는 이번 기획을 통해 체질 개선을 모색하는 철강 기업들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지난 2016년 브라질 빠셍 산업단지 내에 있는 CSP 제철소에선 연산 300만톤급 용광로 화입식이 열렸다. 장세욱 부회장은 고로 하단부에 불씨를 넣으며 "고로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을 비로소 실현했다"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철을 만들어내는 고로는 동국제강의 오랜 숙원이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에서 시작한 고로에 대한 열망은 3대인 장세주 회장·장세욱 부회장 형제에서 빛을 봤다. 


동국제강은 지난 8월 브라질 CSP 제철소를 매각하기로 했다. 투기 등급까지 밀려난 신용도를 'A'급으로 올려놓기 위해서다.

 

장세욱 부회장이 브라질 CSP 제철소 고로에 불씨를 넣고 있다. 사진제공/동국제강

◇3대째 이어온 고로 숙원사업 


브라질 CSP 제철소 투자는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국제강은 1960년대에 국내에서 민간 최초로 50톤 용광로를 운영한 철강 업계에선 '큰형님' 격인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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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철스크랩을 전기에너지로 녹이는 '전기로' 방식으로 철을 생산해왔다. 용광로에 철광석을 녹여 철을 생산하는 고로 방식 보다 초기 투자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로 방식으로 생산하는 철은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다. 동국제강이 브라질로 날아간 이유다. 고로 사업 진출을 위해 현지 회사 발레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해 CSP를 세웠다. 향후 포스코를 끌어들여 동국제강의 지분율이 30%로 줄었지만, 브라질 슬라브공장 설립 사업은 사실상 동국제강이 주도했다.


2010년 들어 동국제강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켜졌다. 당진후판공장, 인천철근공장 등 공장 증설로 잉여현금이 바닥을 드러낸데다, 2012년 포항1공장 폐쇄 등으로 매출 감소가 겹치면서 회사는 휘청였다. 특히 브라질 CSP의 경우 2016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동국제강 부채비율은 지난 2009년 163%에서 2014년 240%까지 치솟았다. 동국제강은 회사가 어려운 와중에도 브라질 CSP 제철소를 포기하지 않았다.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은 용광로를 가진 세번째 철강 회사라는 타이틀의 상징성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6년 CSP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까지 동국제강은 8542억원을 투자했다.


◇재무구조 개선 위한 눈물의 매각 


현재 동국제강은 CSP 제철소 매각에 따른 독점 우려 등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브라질 독점방지감시기구(Cade)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심사만 마무리하면 CSP 제철소는 완전히 아르셀로미탈로 넘어간다. 아르셀로미탈은 세계 2위 글로벌 철강 회사다. 


지난 8월 동국제강 경영진은 브라질 CSP 제철소를 매각하기로 했다. 제철소를 운영할수록 늘어나는 손실과 누적된 투자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CSP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약 1조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부실 용광로 CSP가 빌린 자금에 동국제강이 약 1조원에 달하는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 역시 문제가 됐다. 


비슷한 시기 동국제강은 중국법인 '동국스틸차이나'도 정리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주주들에게 신용도 회복을 약속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동국제강은 오는 2026년까지 신용등급을 A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은 지난 2015년 3대 신용평가사가 부채비율 상승 등 악화된 재무구조를 근거로 'BBB 부정적'으로 하향한 이후 7년간 동일했다. 


이후 신평사들이 동국제강의 신용도를 다시 들여다본 지난 10월 BBB+로 신용등급을 회복했다. 신용등급을 끌어내린 게 CSP 제철소라면, 반대로 끌어올린 것 역시 CSP 제철소인 셈이다.

 

사업구조 개편 이후 동국제강.사진제공/동국제강

◇8년 만에 사업구조 재편…미래 사업 구상


동국제강은 회사 분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급한불을 끄기 위해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을 합병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쪼개지는 것이다.


동국제강 측은 "회사가 가장 어려웠던 2014년 산업은행과 맺은 재무약정에 따라 합병한 이후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부채비율을 낮췄다"며 재무적으로 체력을 비축해 신규 성장 동력이 필요했다"라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내년 5월 주주총회를 통해 안건이 통과되면 6월 1일부터 철강 사업을 하는 '동국제강'·'동국씨엠'과 지주회사 '동국홀딩스' 3개 회사로 새출발한다. 


동국홀딩스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장기적 관점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한편, 전략적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열연 분야는 동국제강이, 냉연 분야는 동국씨엠이 각각 맡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채비율의 변화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8.4%다. 합병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0%, 동국씨엠 31.3%이며 이 같은 비율로 자산과 부채를 나누면 부채비율이 두 자릿수로 낮아지게 된다. 동국홀딩스의 경우 부채비율이 18.8%, 철강 사업을 영위하는 동국제강은 90%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회사 분할로 미래 사업 청사진을 그리는 한편,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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