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한울 기자]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해외 영장류 수입을 위한 검역시설 실사를 위해 캄보디아로 직접 출장을 떠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원숭이두창이 국내로 전파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역을 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원숭이두창이 통제되고 제거될 때까지 출장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 2명은 오는 30일 해외 영장류 검역시설 실사차 캄보디아로 출장길에 오른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원숭이두창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치명률까지 높아지고 있는데 하필 이 시기에 출장을 꼭 가야 할 필요성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1950년 아프리카 원숭이에서 최초로 발견된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주된 감염경로는 신체접촉, 체액, 호흡기 비말 및 오염물질의 접촉 등을 통해서 전파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인류에게 재앙을 몰고 온 코로나19가 진정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또 다른 신종 전염병인 원숭이두창이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중동, 호주 등으로 퍼지면서 전 세계로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코로나19처럼 또 다른 펜데믹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감염자 또는 보균자를 철저히 격리하지 않으면 감염 확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며 "이런 위중한 시기에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영장류 검역시설 실사를 위해 캄보디아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20여 개국에서 200여 건의 누적 확진 사례가 나왔으며 의심 건 수는 100건이 넘는 상황이다. WHO가 밝힌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로,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치명률 0.13%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WHO는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각국을 향해 감시 수준을 올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도 전 세계적으로 이런 규모와 범위의 원숭이두창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캄보디아 영장류 검역시설 실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던 정기적인 점검"이라며 "최근 발생한 원숭이두창에 대한 방역과 안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출장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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