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내년까지 독자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KEPCO(한전) 체인'을 구축하고 전력 거래에 블록체인 도입을 추진한다. 

주성호 한국전력공사 책임연구원은 28일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에서 한국정보통신설비학회가 개최한 '디지털경제와 DAO' 세미나에서 "전력시장에서는 블록체인이 표면상에 나와있지 않아 블록체인이 가진 특수성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며 "상용화 가능한 것에 포커스를 두고 내년 문서관리 서비스를 시작으로 재생에너지의 관리, 전력 거래의 정산 등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2017년부터 각종 블록체인 연구과제를 추진하며 에너지 거래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독자적인 플랫폼 개발을 위해 'KEPCO(한국전력공사)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및 서비스 개발' 과제를 통해 삼성SDS를 사업자로 선정하고 'KEPCO 체인' 구축을 시작했다. 

KEPCO 체인은 허가된 기관만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개발된다. 내부 업무용과 더불어 외부 유관 기관과 연계한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구축이 완료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문서관리와 같은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으로 공공사업의 조달업무, 에너지관리, 전력거래 등에 한전 독자 체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주 연구원은 "초기에는 외부 플랫폼으로 전력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의 상용 가능성을 검증했고, 지난해부터는 독자 플랫폼을 확보해 활용 범주를 넓혀오고 있다"며 "KEPCO 체인에 하이퍼레저와 이더리움 간 자료 연계와 원장 공유, 독자적 합의 알고리즘 트랜잭션 가속 처리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첫 번째는 문서 작업의 디지털화다. 단기적으로는 인사와 채용 과정부터 적용이 시작된다. 기존에 지류로 처리되던 각종 문서와 서류들을 정부 24등 외부 시스템과 연계하고, 블록체인을 도입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PPA(전기공급계약) 업무에도 KEPCO 체인이 사용될 예정이다. 한전의 전기 공급 계약은 그 과정이 수시로 이뤄지며, 타 공공기관과 검증된 데이터 교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절차를 디지털화하고 블록체인을 적용해 방대한 양의 서류작업을 줄일 수 있다. 

주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각종 서류들을 디지털화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사외 공유 문서에 위변조 원천 방지기술을 적용한 대외 발급 서류 검증 서비스를 개발하고, 안전관리와 진본검증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한전만의 '탄소배출권 통합 관리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입찰과 거래, 청산·결제, 인증 등의 복잡한 절차를 관리할 허브(Hub)형 인프라를 구축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주 연구원은 "에너지 거래 관리 부문에서는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캠페인)을 위한 전력거래 통합 관리 인프라, 이행 실적 제출을 위한 증빙 기술 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시스템 안전성을 보장할 근거로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