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IPO(기업공개)를 마친 이지트로닉스의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전체 88만주 중 26만4000주를 매각해 약 71억원을 회수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2만6934원이다. 보유지분의 30% 정도만 회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원금(30억원)의 2배 이상을 획득했다.

추가 회수 전망도 긍정적이다. 16일 기준으로 KB인베스트먼트의 이지트로닉스에 대한 보유지분은 61만6000주다. 최근 주가 1만9100원(2월 11일 종가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평가가치는 약 117억원 상당이다. 보호예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추후 엑시트 과정에서 상당한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트로닉스는 통신용 전원장치, 전기구동형 차량의 전력변환장치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주요 생산제품은 DC컨버터와 같은 전력변환부품으로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와 같은 친환경사업과 이동통신, 선박, 의료장비 등에 쓰인다. 친환경차량의 핵심부품인 DC/DC 컨버터는 전기차의 불안정한 전압으로 인한 오작동, 화재 발생사고로부터 전압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각각의 전자기기마다 적합한 전압을 생성하는데 필요하다.

2015년 이지트로닉스와 처음 만난 KB인베스트먼트는 벤처캐피탈(VC) 중 단독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벌써 함께 한 지 7년째다. KB지식재산투자조합 펀드로 30억원을 과감히 베팅했다.

KB 지식재산투자조합은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산업화하는 기업들에게 투자하기 위한 펀드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투자를 진행한다. IP 자체에 대한 투자와 IP에 관련된 기술을 사업화하려는 기업의 지분 투자다.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재작년 투자금의 6배를 회수한 ▲미코바이오메드를 포함해 ▲유디엠텍 ▲눔 ▲진매트릭스 ▲파수닷컴 등이 있다.

주목적 투자대상은 등록된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다. 이지트로닉스는 17개의 등록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를 기반으로 기업의 성장성을 보기 때문에 AI, 블록체인, AR/VR, 자율주행 관련 기업이 주 투자 대상이다.

IP 투자는 사실상 어려운 딜소싱 과정이 요구된다. 실질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특허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찾는 과정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어떤 산업의 전망이 좋을지 포지셔닝하는게 중요하다. KB인베스트먼트는 여러 심사역의 관점을 취합해 주력산업 설정을 한 후 특허 기반으로 퍼포먼스를 내고 있는 회사를 소싱하는 투자전략을 세운다.

펀드 성과도 기대된다. 이지트로닉스 회수를 시작으로 KB 지식재산투자조합의 투자 회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벌써 원금은 회수됐다. 앞으로 회수하는 모든 투자금은 수익이다. 올해 IPO를 추진하는 해외기업들도 있다. 이미 높은 멀티플로 엑시트를 일부 한 상태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의 투자 회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지트로닉스의 성장성에 따라 투자금 회수도 전략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회사의 성장률이 좋고 제품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동행 할 예정이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회사의 펀더멘탈이 좋기 때문에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는 시점에서 엑시트를 추진할 생각이다"며 "올해 IPO 준비 중인 기업이 2~3개 정도가 있어 예상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게 된다면 펀드 회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