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이르면 이달 중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에 시장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한금융투자보다 후발 주자로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31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규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20개 증권사들이 앱을 통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는 해외 주식을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제도로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투자자가 소수단위로 주문을 하면 증권사가 온주(온전한 1주)를 만들어 해외에 주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융위는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지 않은 증권사도 무인가 영업에 해당하지 않도록 추가 특례를 인정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사이에는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0월부터 미국 주식을 소수점 2자리까지 나눠서(0.01주)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약 2년 늦은 지난해 8월 1000원부터 최대 소수점 6자리까지 나눠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뒤늦게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신한금융투자보다 4배 가량 많은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비스 출시 이후 지난 8월까지 한국투자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 누적 거래금액은 9억1527만달러로 집계됐다. 신한금융투자(3억194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3배 많은 수치다. 누적 투자자수도 57만2922명으로 신한금융투자(14만1916명)보다 약 5배 많다.
업계는 신규 사업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앞서 서비스를 출시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의 향후 대응책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금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투자증권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사업자 등장에도 아직은 차분한 모습이다.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이용객의 70% 이상이 2030세대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을 선호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상장지수펀드(ETF) 소수점 거래 등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는 것도 주요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타 증권사들에게도 허용하면서 서비스 연장은 크게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며 "테스트성 서비스에서 정식 서비스로 영위할 수 있게 되며 기존 사업자는 그대로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점 매매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어 충분히 경쟁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금융위가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의 지속성을 확인하고 업계에 전면적으로 풀어줘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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