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KTB투자증권의 주가가 연초 대비 2배 증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근 대표이사 취임 이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자회사들의 호재로 인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4일 종가 6330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3230원)와 비교하면 2배 가량 오른 수치다. 동종 업종 종목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21개 증권사 중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한 곳은 19개 증권사다. KTB투자증권은 95.98% 오르며 한화투자증권(156.0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반기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는 등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한 것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KTB투자증권은 연결기준 세전이익 1200억원으로 증권사 전환 후 반기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연결기준 순이익은 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7.7% 급등했고 영업이익은 80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투자은행(IB), 채권·외환·상품(FICC), 리테일 등 전 영업부문이 고르게 상승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3월 180만4005주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취득 주식은 우선주로 장외 직접 매수 방식을 통해 18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어 지난달에도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내년 10월14일까지 1년간 신탁계약으로 장내에서 매수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자회사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및 실적 상승 기대감도 힘을 보탰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6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유진에스비홀딩스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완료되면 유진저축은행은 KTB그룹 자회사가 된다. 이를 통해 소매금융부문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예비심사를 통과한 KTB네트워크의 기업공개(IPO)도 호재다. KTB네트워크는 지난달 28일 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KTB네트워크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VC)로 창업투자 경력이 40년에 달한다. 운용인력 대부분이 10년 이상의 VC 심사역 경력자로 투자경험 및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운용자산 규모는 1조1195억원이다.

특히 KTB네트워크가 KTB투자증권의 핵심 자회사라는 점이 상장 후 기업가치 상승 기대감을 더했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순이익 358억원을 기록하며 VC업계 순이익1위 자리를 차지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영업수익 328억원, 순이익 441억원을 기록하며 자회사들 중 가장 많은 순익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KTB네트워크의 시가총액은 국내 상장 VC 중 시총이 가장 높은 아주IB투자(약 5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자회사가 이 정도의 몸값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TB투자증권은 지분가치 상승과 기업가치 제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