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취임사에서 '위기대응 역량'을 키우는 데 충실한 금융회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손 회장은 2012년 출범한 농협금융지주 사상 두 번째 내부 출신 회장으로, 금융권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손 회장은 4일 취임사에서 "금융지주 회장으로 농협금융만의 색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금융회사로서 기본에 충실한 농협금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회사의 기본은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위기대응 역량"이라며 "농협금융이 위기대응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10년 후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이 취임사에서 가장 먼저 위기대응 역량을 꺼낸 건, 당장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농협금융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이 앞장서 대규모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금융회사들의 건전성은 준수한 편이지만, 금융당국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 등의 효과가 일정 정도 반영된 결과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또한, 손 회장은 과거 조선·해운업 부문에서 발생한 1조원대 규모의 부실채권으로 농협금융 순이익이 크게 떨어졌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위기대응 역량 제고를 첫 번째 과제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업 부실채권 사태가 발생한 2015년 말 농협금융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7%로, 건전성이 가장 악화됐었다.
손 회장은 "아울러 건전성 제고를 위한 리스크관리 체계도 견고히 해 나가겠다"며 "또한 금융회사의 또 다른 기본인 고객의 신뢰 확보를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고객 중심 경영을 적극 실천해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 회장은 신충식 초대 회장에 이어 농협금융에서 두 번째 내부 출신 회장이다. 지난 8년간 농협금융은 총 6명의 회장을 거쳤고, 신 회장을 제외한 5명의 회장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이었다.
손 회장은 "지주사 출범 후부터 2020년까지는 금융지주로서 조직과 운영체계를 갖춰 왔다면, 앞으로 10년 동안은 내실 있는 성장과 함께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