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보험사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내세워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형 보험사 경영진의 자사주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생명 임원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매입한 자사주가 30%에 가까운 기록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2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8000만원에 가까운 수익을 거두는 중이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할 경우 전 사장의 수익률은 100% 가까이 기록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 사장은 지난 3월 23일, 24일 2거래일 동안 삼성생명 주식 6000주를 각각 3만2937원, 3만3000원에 장내 매수했다. 모두 1억9800만원 어치다.
이후 2개월이 지난 1일 종가(4만6500원)로 계산하면 두 달 새 81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수익률만 29%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주가 수준인 6만9000원대로 회복하면 전 사장은 2억1000만원대의 수익을 얻는다. 무려 수익률 100%다.
삼성생명의 주가는 전 사장이 매입한 3월 24일 이후부터 반등세를 나타내며 지난 4월 10일 5만원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전 사장 외에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유호석 부사장 등 일부 임원들도 이같은 수익률 대열에 동참 중이다. 유호석 부사장 등 일부 임원들은 지난 2010년 5월 삼성생명 상장시 10만~11만원대로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기도 했는데, 지난 2017년 하순 일부 매각하며 차익을 벌었다. 유 부사장은 이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다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자사주 매입에 나선 바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도 쏠쏠한 수익을 봤다. 여 사장은 지난 3월 17일 주당 1135원에 3만주의 자사주를 장내매수했다. 3400만원 어치였다. 1일 종가 1525원으로 계산하면 4570만원으로 1170만원(25% 수익률)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삼성화재는 내부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3월 중순 자사주를 매입한 삼성화재 임원들은 24%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으나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최 사장은 책임경영 차원으로 지난 1~2월 자사주를 1억6000원 정도 사들이는 등 모두 2억1000여만원 정도 보유했지만, 증시 변동성에 -37%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 등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증시 변동성에도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책임 경영 차원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증시가 5월 들어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이 같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뿐 아니라 보험사 대표들이 보험사의 부정적인 전망을 타개하기 위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해왔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매입한 보험사 임원과 그 후에 매입한 보험사 임원의 수익률 명암이 갈리고 있지만 장기적 전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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