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시장이나 투자자에게 소개할 때 늘 ‘스캠(사기성 코인)’의 위험이 뒤따른다”며 “아직 검증기관이 없다보니 일차적으로 크립토펀드나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기업을 선별 기준으로 잡는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기업들은 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한 자금 조달을 선호한다. 절차상으로 간편하고, 모집 액수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ICO시장 위축으로 다소 절차가 복잡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자금 모집이 가능한 IEO(거래소공개)나 STO(증권형토큰공개)로 자금을 모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비즈니스가 뚜렷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라고 해도 재무적으로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하면 결국 스캠이 되는 것”이라며 “일부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도 하지만 그 규모가 적고, 법적 규제로 벤처캐피탈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지원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은 벤처캐피탈의 지원이 급격히 늘고 있다. 암호화폐·자산 리서치기업 디아르(Diar)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업이 전통 벤처캐피탈로부터 전년대비 280% 늘어난 약 4조368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글로벌 벤처캐피탈들은 크립토투자펀드를 통해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하거나 다른 크립토펀드에 출자(LP)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 벤처캐피탈로는 디지털커런시그룹, 판테라캐피탈, 블록체인캐피탈, 안데르센 호로위츠, 노드캐피탈, 부스트VC, IDG캐피탈 등이 있다.

국내의 경우 암호화폐·블록체인 규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벤처캐피탈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은 디지털자산(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물론 벤처캐피탈과 펀드출자자가 합의해 변경도 가능하지만, 정책자금 성격이 강한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등의 자금이 포함돼 있어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관계자는 “명확한 규제가 없다보니 국내 벤처캐피탈이 해외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나, 해외 벤처캐피탈이나 국내 벤처캐피탈이 정작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암호화폐 등락여부)과 상관없이 유망한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며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고 경영능력을 갖춘 CEO가 있는 회사라면 투자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