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엔케이맥스발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반대매매로 제약바이오업계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 등의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에 이어 주담대에 기댔던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반대매매 공포가 현실화한 것이다. 문제는 채권자들이 주담대 연장 시 담보유지비율이나 이자율 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이자 부담 증가는 물론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 사태가 또 불거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의 주담대 현황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에만 15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대출받았지만 그 사용처가 베일에 싸여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딜사이트 취재 결과, 2월2일 기준 서 회장은 셀트리온 주식 303만147주를 8개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2257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주담대 계약은 총 14건이며, 보유주식 826만8563주(지분율 3.8%) 중 36.6%를 담보로 설정했다.
서 회장의 주담대는 작년 3월 이후 급증했다. 그의 주담대 규모는 작년 3월, 제네시스 1호 유한회사와 2000억원 규모의 주식근질권 및 주주계약 해지 후 632억원 수준이었다. 같은 해 6월, 4건의 추가 대출로 1195억원을 빌렸으며, 8월과 12월에도 각각 180억원, 200억원을 차입해 주담대 규모가 225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주목할 점은 서 회장이 주담대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어디에 사용했냐는 점이다. 업계는 서 회장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그룹을 경영하고 있기에 주담대 목적이 지배력 강화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작년 초 기준, 셀트리온그룹 중 상장사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개사다. 그러다 작년 12월28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했다. 셀트리온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홀딩스로 21.8%(4764만4470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지분율 3.8%, 826만8563주)을 비롯한 특별관계인들의 주식을 합하면 지분율은 28.3%(6228만6559주)까지 늘어난다. 서 회장의 셀트리온 주식은 보유 중이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이 합병 이후 전환된 물량이다.
셀트리온제약의 최대주주는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전체 주식 중 절반이 넘는 54.8%(2171만2012주)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을,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지배하는 구조다. 서 회장은 지주사 격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2%를 보유해 그룹을 통솔하고 있다.
서 회장이 대출받은 자금은 계열사 등에 대여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작년 셀트리온그룹이 공시한 자료에는 계열사들이 서 회장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한 흔적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서 회장이 주담대를 개인 간 자금 거래 및 투자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담대는 개인의 문제라 회사 차원에서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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