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LG에너지솔루션(신용등급 AA0)이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역대 회사채 시장에서 단일 발행 기준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서 1조원을 조달한 데 이어 올해도 조(兆) 단위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단숨에 회사채 시장의 초대형 이슈어(issuer)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총 8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해 7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 1200억원 ▲3년물 3600억원 ▲5년물 2400억원 ▲7년물 800억원으로 구성됐다.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6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목표치만큼 증액에 나설 경우, 역대 회사채 시장에서 단일 발행액 기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앞선 최대 발행액 기록은 지난해 2월 SK하이닉스(AA0)가 세운 1조3900억원이었다. 불과 1년 만에 회사채 시장의 새 지평이 열리는 셈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초도 발행 당시에도 역대급 투자수요를 모은 바 있어, 이번 최대 발행액 기록도 거뜬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회사채 데뷔 무대에 나선 LG에너지솔루션은 5000억원 모집 대비 총 4조7200억원에 달하는 매수주문을 받았다. 당시 발행액을 1조원으로 증액하면서도 발행금리는 등급민평금리 대비 11~20bp(1bp=0.01%포인트) 낮게 결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LG에너지솔루션 회사채에 대해 연기금을 포함해 기관의 관심도가 무척 높다"며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의 최대 발행액 기록은 물론이고,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세웠던 4조7000억원 규모의 최대 매수주문 기록도 이번에 새롭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 희망금리밴드 산정 기준도 개별민평금리가 아닌 등급민평금리로 삼아 시장 친화적인 밴드를 제시했다. 이번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로 LG에너지솔루션이 속한 AA0등급의 등급민평금리 대비 각각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2년물·3년물·5년물로 만기를 구성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따라서 이들 만기에 대해서는 일부 민간채권평가사들이 책정한 개별민평금리가 존재한다. 다만 7년물의 개별민평금리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모든 만기에서 등급민평금리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복수의 주관사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개별민평금리는 AA0 등급민평금리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며 "그럼에도 등급민평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밴드를 제시한 것은 시장 친화적인 밴드를 통해 기관투자가들에게 금리에 대한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입찰을 해달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과 합작법인 신규투자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합작법인 신규 투자의 경우 스텔란티스JV, 혼다JV, 북미 현대차JV 합작법인 투자를 위한 증자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시기와 투자 금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전방시장과 금융시장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