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파멥신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으로 거래정지됐다. 최근 중견 타이어업체 타이어뱅크가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르며 주가가 급등했던 만큼 주주들의 당혹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에게 사과하면서도 거래정지 배경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 장마감 후 파멥신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파멥신이 지난달 1일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철회한 것과 관련해 거래소가 벌점 4.5점을 부여한 영향이다. 이 회사는 기존 벌점 11점에 합해 총 누적 벌점이 15점을 넘어서면서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거래정지 기간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다.

문제는 거래정지 전 파멥신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1일 유상증자 철회소식에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곧 호재성 공시를 연이어 발표하며 급등했다. 파멥신 주가는 지난달 5일 종가기준 940원에서 지난달 28일 장중 4680원으로 최고 397.87% 급등했다. 지난달 5일부터 거래정지된 날(지난 19일)까지 개인주주들은 총 110만주를 사모았다.

파멥신은 지난달 5일 국책과제 선정과 지난달 18일 타이어뱅크가 유상증자를 통해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른다고 발표했다. 타이어뱅크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등 10여명의 개인과 함께 지난달 26일 파멥신 유상증자에 50억원을 납입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주발행가는 주당 1244원으로 거래정지 당시 주가 대비 42.67% 수준이다. 타이어뱅크는 파멥신 인수 후 입장문 등을 발표하며 시장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정지 원인으로 타이어뱅크가 파멥신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꼽고 있다. 현행 규정상 유상증자의 경우 초기 발행 규모 대비 일정 규모 이상 변경될 경우 벌점 대상이다. 타이어뱅크 투자금액이 50억원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금액 이상었다면 이번 거래정지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타이어뱅크는 2022년말 기준 1126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해 투자여력은 충분하다.

타이어뱅크와 파멥신 경영진이 투자 유치로 '장미빛 미래'를 그리는 동안 피해는 소액주주만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거래정지로 자산이 동결됐기 때문이다. 파멥신이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 개선기산 부여에 따라 거래재개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사 투자자든 피투자자든 거래정지 우려에 대한 검토가 있었을 것"이라며 "파멥신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벌점을 피할 수 있는 규모로 투자를 받으려고 했겠지만, 타이어뱅크 입장에서는 그 금액을 투자하기가 불안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실제 타이어뱅크가 파멥신 인수 후 발표한 입장문 등에서도 추가 투자에 대한 언급은 없다. 본지는 타이어뱅크측에 추가 자금 투입 계획이나 초기 투자 규모 결정 배경 등에 대한 질의했으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파멥신은 거래정지가 결정된 후 유진산 대표 명의 주주서한을 통해 "2023년은 주주들에게 너무 많은 실망과 피해를 드렸다"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또 "1월 29일 개최될 파멥신 임시주총에서 신규로 선임될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들에게 응원과 힘을 실어달라"고 명시했다. 다만 거래정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