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애플 홍대 스토어는 마법 같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

애플은 국내 7번째, 아시아 100번째 매장 위치로 '트렌드의 바로미터'인 홍대입구역 사거리를 낙점했다.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2분. 고객 중심 서비스를 위해 다양성을 갖춘 근무 인력을 91명까지 배치한다. 특히 젊고 역동적인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하는 '홍대 출신'을 일선에 내세울 계획이다. 

애플은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홍대스토어를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공교롭게도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같은 날 오전 3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지 약 6시간 만에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찾은 애플 홍대스토어는 정식 오픈 준비에 분주했다. H큐브 빌딩 외벽에 붙은 대형 전광판에는 '홍대'라는 두 글자를 사과 모양 그래피티(graffiti)로 표현한 로고가 연달아 송출되고 있었다. 애플은 신규 스토어를 오픈할 때마다 지역 특색을 담은 로고를 공개한다. 이번 로고는 거친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로 힙합 느낌을 살린 디자인에 무지개 색을 덧입혀 다양성을 강조했다. 

홍대스토어는 좋은 쪽과 나쁜 쪽 모두에서 '애플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지리적 특성을 앞세웠음에도 애플 특유의 통일감 있는 매장 디자인을 피해갈 수 없었던 까닭이다. 애플이 국내에 지점을 내면서 매장 디자인에 변주를 허락한 건 플래그십 명동스토어뿐이다. 애플은 명동스토어 오픈 당시 '특별한 스토어'라고 언급하면서 국내 아티스트와 협업한 인테리어를 선보였다. 

홍대스토어 인근에서 만난 한 직장인도 호오(好惡)가 애매한 반응을 전했다. 그는 매장 통유리 너머로 가게를 엿보더니 "가로수길이나 여의도 스토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애플스토어 매장과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보통 애플은 브랜드 컬러인 흰색과 검은색을 매장 디자인에 두루 사용한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다. 특이점이라면 목재 가구를 활용한 인테리어로 자연 친화를 강조하는 정도다. 이번 홍대스토어도 이런 인테리어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매장 입구로 들어서면 제품별로 전자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달 국내 출시된 애플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애플 뮤직 클래시컬(Apple Music Classical)'도 만나볼 수 있다. 벽면에 위치한 애플 TV, 애플 뮤직 등 소프트웨어 전시관에서 관련 체험이 가능하다. 홍대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를 구경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수령하는 픽업존은 매장 가장 안쪽에 배치됐다. 

이번 홍대스토어 개점으로 애플이 국내 MZ세대 젊은 고객을 계속 '충성 고객'으로 붙들어 둘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날 업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였다. 대표적인 기능은 별도 와이파이 연결 없이도 사용 가능한 '실시간 통역'이다. 

이 같은 AI 기술은 애플의 역린이다. 그간 애플은 MS, 구글 등과 비교해 가장 AI 기술 도입에 뒤처진 빅테크로 평가 받아 왔다. 여기에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까지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을 선보이자, 애플 내부적으로 '아이폰' 충성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지난해 애플 아이폰15 시리즈가 예상만큼 팔리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삼성전자의 AI 스마트폰이 꼽히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7호 리테일 매장 애플 홍대스토어는 오는 20일 오전 10시에 정식 오픈한다. 기존과 달리 예약 없이 방문해도 내점이 가능하다. 애플은 2018년 가로수길(서울 신사)에 국내 1호 매장을 개점한 뒤 명동, 잠실 등 서울 거점지에 차례로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도 첫 매장인 하남스토어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