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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등급별 양극화, 건설·석유화학 '가시밭길'
백승룡 기자
2023.12.18 08:30:19
②여전한 'AA급 이상' 우량채 편중…업종별 투심 온도 차도 두드러져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S-OIL 제공)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회사채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던 신용등급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올해 한층 더 심화됐다. 경기침체 우려가 잔존해 있는 상황에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수요는 우량채에 쏠린 반면 비우량채는 미매각을 우려해 좀처럼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업황이 악화된 건설·화학 업종의 회사채가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업종별 희비도 두드러졌다.


◆ AA급 우량채 쏠림 현상…'하이일드 펀드' 효과는 아직


올해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채 발행에 나선 기업은 약 160곳가량으로, 이 중 연내 두 차례 이상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40곳이 넘는다. 이를 더하면 올해 200개 이상의 공모채가 발행된 셈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등급 기업이 60% 안팎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모집액 기준으로 보면 올해 전체 공모채 가운데 우량등급 회사채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평가하는 채권 신용등급은 ▲AAA ▲AA ▲A ▲BBB ▲BB ▲B ▲CCC ▲CC ▲C ▲D 등 10개 등급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AA등급 이상은 원리금 지급 확실성이 매우 높은 '우량등급'으로 분류된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우량등급을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게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특징"이라며 "회사채 발행시장의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비우량 등급 기업들은 발행에 나설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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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요예측 과정에서도 우량채 편중 현상은 두드러졌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AA등급 이상 기업들은 총 26조원 규모의 수요예측에 나섰는데, 이들이 받은 매수주문은 총 138조원을 웃돌았다. 수요예측 참여율이 530.2%, 즉 평균 5.3배에 달하는 넉넉한 투자수요를 끌어모은 것이다. 반면 A등급 참여율은 393.7%, BBB등급 이하는 209.7%로 뚜렷하게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신용등급 양극화 현상은 수요예측 도입 당시부터 제기된 문제였지만, 10년이 넘도록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수요예측 첫해였던 2012년 AA등급 이상 회사채의 수요예측 참여율은 101.3%였지만 ▲A등급 66.5% ▲BBB등급 92.7% 등 A 이하 등급에서는 모집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해가 지나면서 수요예측 참여율은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우량채 쏠림 현상은 크게 나아지지 못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등 국내 채권시장의 '큰 손'들이 AA급 이상 등급만 선호하는 상황에서는 비우량채에 대한 수요가 유의미하게 높아질 유인이 없다"며 "정부가 비우량 등급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올해 6월 조세특례법 개정안을 시행, 국내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해당 펀드에 충분한 자금이 모이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 이례적인 업종별 양극화도…조 단위 수요 '통신·정유', 미매각 불안 '건설·석유화학'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는 업종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높은 수준의 금리가 지속되면서 직격탄을 받은 건설업, 증권업, 석유화학업 등에 대한 투심이 크게 낮아지면서다. 이들 업종에서도 신용등급이 우량한 곳은 비교적 견조한 투자수요를 이어갔지만, 등급이 낮은 곳들은 모집액을 채우지 못해 미매각이 속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됐다. 연초 HL D&I가 회사채 미매각에 처한 것을 필두로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KCC건설, 한양 등이 줄줄이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투심 위축 여파는 건설 연관 업종으로 퍼져 한국토지신탁(부동산신탁), 쌍용C&E(시멘트), 동화기업(목재), 현대차증권·다올투자증권(증권) 등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그 외 이수건설, 동부건설 등은 공모조달 엄두를 내지 못하고 9~10%에 달하는 높은 금리로 사모채 발행을 이어갔다.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3위인 대우건설도 올해 공모채 대신 사모채로 연이어 현금을 확보했다. 건설채 가운데 그나마 시장에서 소화가 된 곳은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정도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AA- 수준의 높은 신용등급, SK에코플랜트는 주택사업 외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등이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 원동력이 됐다.


고금리 여파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첫 미매각을 기록한 효성화학도 투심 위축의 배경은 업황 둔화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였다. 지난해까지 회사채 시장에서 '빅 이슈어(issuer)'로 손꼽혔던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수요예측에서 증액 목표치 달성에 실패한 데 이어 6월에는 신용등급까지 AA+에서 AA-로 강등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12년 만의 신용등급 강등에 처한 여천NCC는 올해 공모채 시장에 복귀하지 못했다.


반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SK에너지·GS칼텍스·S-OIL·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단 한 곳도 빠짐없이 조(兆) 단위 매수주문을 받아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불안정한 금융 환경과 잔존하는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이들 기업은 AA급 이상의 높은 신용등급과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 돋보여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은 것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크레딧물에서는 업종별 투자가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신용등급 차이가 주요한 변수였다"면서 "올해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 산업별로 크레딧 리스크가 크게 엇갈리면서 업종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옥석 가리기'가 여느 때보다 두드러진 추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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