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삼성물산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다가옴에 따라 오세철 건설부문 대표의 연임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오 대표는 내년 3월 19일 임기가 만료돼 연말 인사의 향방에 따라 거취가 결정나게 된다.

오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삼성물산에서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현장을 비롯해 중동지원팀장으로 각 플랜트 사업장을 돌며 경험을 쌓았다. 2021년 3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올해를 끝으로 임기를 모두 채우게 된다.

오 대표가 건설부문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점은 수훈으로 꼽힌다. 오 대표가 취임한 첫 해인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은 주춤했다. 국내 화력발전 프로젝트의 일회성 비용을 실적에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을 후퇴시켰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2년 건설부문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8749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오 대표의 취임 전인 2020년 5313억원과 대비해봐도 64.7%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갑작스런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주택 중심의 사업을 펼치는 건설사들이 곡소리를 낸 것과는 달리 홀로 약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해외 프로젝트와 하이테크 일감에 집중한 성과로 해석했다. 올해도 건설부문은 2분기 연속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3분기 현재 누적 9000억원으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기대된다.

다만 높은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주택사업을 보수적으로 추진하는 점과, 그룹사 일감 이외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꾸준히 탐색해야 하는 점은 숙제로 남았다.

전반적으로 오 대표의 경영 성과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삼성 특유의 쇄신 문화는 향후 인사의 예측을 어렵게 한다. 삼성그룹은 만 60대에 접어들면 용퇴하는 이른바 '60세 룰'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장단을 선발할 때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비롯해 외국어 소통 능력 등 실무적인 부분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실적 중심으로 평가하는 그룹의 특성상 내‧외부 인물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있는 것도 특징이다.

과거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 대표의 경우 삼성의 여러 계열사를 경험하고 올라섰으며, 후임 이영호 전 대표는 경영지원과 전략기획 부분을 주로 역임했다. 반면 오세철 대표의 경우 현장중심의 경력과 삼성물산 내부 출신인 점이 선임 대표들과는 다른 점이다. 서로의 장점이 확연히 차이난다. 삼성그룹이 당시 처한 상황마다 대표의 스타일을 바꿔가며 위기를 넘겨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향후 친환경 에너지와 하이테크 건축 등 기술력 중심의 사업부문을 중시하는만큼 관련 전문가의 약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각 영역의 부사장은 20여명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오세철 대표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성과가 분명해 연임 가능성도 있지만, 향후 인사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