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경공격기 FA-50 수출 효과 본격화에도 기대 이하의 이익 체력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로 외형 성장은 계속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망치의 70% 수준에 그쳤다. 

KAI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71억원과 영업익 654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컨센서스를 다소 밑도는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앞서 집계한 KAI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 9923억원, 영업이익 903억원이다.

그러나 성장세만큼은 명징했다. 주요 지표 모두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신장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65.4%, 2분기 대비로는 37.3%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4.6%, 전분기에 비해선 무려 679.4% 급증했다. 

실적이 대폭 개선되며, 전분기 1.1%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 역시 6.5%로 훌쩍 뛰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5%포인트(p) 높다. 순이익은 52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하지만 전분기 대비 400% 이상의 성장이다.

이번에도 국내 사업이 매출을 견인한 모습이다. 국내 사업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증가하며 5000억원에 달했다. 총 1800억원에 육박하는 한국형 스텔스 전투기 KF-21(보라매) 등 체계 개발 사업과 1069억원 규모 한국형 기동 헬기(KUH, 수리온) 4차 양산 사업이 견조한 매출을 주도했다. 다만 기존 70%에 달하던 매출 비중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수출이 차지하는 파이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기체 부품 사업과 완제기 수출 사업의 매출이 모두 증대됐다. 특히 완제기 수출 사업의 매출이 311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해당 사업의 매출 비중은 4.1%에서 30.9%로 대폭 확대됐다. 전분기 이연된 국산 경공격기 FA-50 수출 매출을 이번에 반영한 덕분이다.

KAI 관계자는 "멈췄던 완제기 수출이 지난해 FA-50 폴란드 계약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까지 이어지며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 증가도 FA-50 수출 덕이라는 설명이다. 3분기 매출에 반영한 FA-50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8월까지 2대를 공급했다. 연내 총 12대 우선 납품이 목표다.

기체부품 사업 매출 역시 보잉·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기 제작 기업들에 대한 공급이 이어지며 성장 기조를 이어 갔다. 2000억원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FA-50 수출 효과는 재무건전성 향상으로도 이어졌다. 3분기 말 기준 부채가 5조7132억원으로 2분기 대비 5000억원 가량 감소하고, 자본 규모는 1조5215억원으로 530억원 늘어난 결과 부채비율은 47%p 개선됐다. 부채로 분류하는 선수금을 FA-50 인도 이후 매출로 전환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직도 376%에 달해 지속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순차입금은 235억원으로 전분기 -5325억원에서 다시 플러스(+) 전환했지만, 순차입금 비율은 1.5%로 건전한 수준이다. 다만 현금성자산은 석 달 만에 약 40% 줄며 8838억원으로 내려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