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본업인 석유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배터리사업의 손실 폭을 줄인 점도 긍정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매출 19조8891억원, 영업이익 1조5631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모두 2023년 최대 분기 실적이다.

매출은 전기 대비 6.2% 늘어났으나, 전년 동기보다 1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흑자 전환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22% 늘었다. 영업이익률 또한 7.9%로 전분기 대비 플러스(+) 전환일 뿐 아니라, 전년 동기의 3.1%를 크게 상회하며 5개분기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7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16.5% 급증했다. 

전 사업 부문이 이익 성장을 달성한 가운데, 최대 공신은 명실상부 석유사업(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다. 해당 사업에서만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인 1조1125억원이 발생했다. 산유국들의 감산이 촉발한 원유 공급 부족으로 가격과 마진이 크게 뛴 덕분이다. 특히 재고평가이익만 6367억원으로, 마진 효과 8354억원에 필적했다.

석유 관련 사업들도 높은 이익 체력을 나타냈다. 석유개발사업(SK어스온)과 윤활유사업(SK엔무브)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33.2%, 22.1%로 최상위 수준을 보였다. 윤활유사업은 기유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를 반영하며 전분기 대비 18억원 개선된 26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석유개발사업은 생산량 감소로 인한 변동비 감소 효과에 전분기 대비 112억원 증가한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배터리사업(SK온)과 화학사업(SK인천석유화학·SK지오센트릭)의 경우 약 3조원의 매출로 석유사업 다음으로 비중이 높다. 배터리사업의 경우 적자 지속이지만 영업손실이 861억원으로 사상 최소 수준이다. 전년 동기 3266억원, 전분기 1315억원의 적자를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개선세다. 미국 공장이 가동률을 끌어 올렸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수혜가 커진 덕이다.

화학사업도 영업이익 237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 갔다. 제품 스프레드(마진)는 부진했으나, 유가와 함께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며 재고 관련 이익 덕을 봤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을 포함하는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의 판매 확대에 따른 매출 효과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36억원 개선된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재무 건전성도 향상됐다. 3분기 말 기준 자산 총액은 전년 말 대비 19.2% 증가한 80조1082억원이다. 배터리사업의 해외 신규 공장 투자에 따른 유무형 자산 및 운전자본 증가 영향이다. 

부채는 투자 지출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 등으로 전년 말 대비 15.8% 늘며 50조9605억원이 됐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은 전년 말 대비 14%포인트(p) 떨어진 175%를 기록했다. 견조한 이익이 받쳐 준 가운데, 유상증자로 자본이 늘어난 결과다.

순차입금은 15조5270억원이다. 배터리 사업의 해외 증설을 위한 시설 투자 등으로 전년 말 대비 1조원 가량(7.0%) 늘어났으나, 순차입금 비율(53.3%)은 오히려 10%p 가까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