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ETF(상장지수펀드)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일조한 경영진에게 승진 선물을 안겼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이날 6명의 경영진에 대한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준용 사장(멀티에셋부문 총괄 대표)과 인도 법인의 스와룹 모한티(Swarup Mohanty)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사장 승진자로는 김영환 부사장(글로벌경영 부문 대표)이 포함됐으며 부사장에는 구용덕(주식·리서치 부문 대표), 김남기(ETF 운용부문), 윤주영(Global X Japan) 전무가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ETF와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한 층 끌어올린 것에 대한 보은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용덕 전무를 제외한 승진자 모두가 ETF와 글로벌 부문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부회장직에 오른 이준용 사장은 멀티에셋부문 총괄 대표로서 TIGER ETF 총괄 헤드를 맡고 있다. ETF 운용부문 대표인 김남기 전무가 이 대표 슬하에 편제돼 있는 구조다. 이들은 운용사의 최대 격전지가 된 ETF 시장에서 TIGER ETF의 입지를 강화한 데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ETF는 올해 순자산(AUM)이 4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미래에셋운용이 지난 2006년 ETF 시장에 진출한 이후 17년만에 거둔 성과다. 투자자 니즈를 파악해 AI(인공지능), 로보틱스, 바이오, 우주항공 등 혁신성장 테마 ETF를 발빠르게 선보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라이벌인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도 좁히는 데 성공한 것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지난 2020년만 해도 10%p(포인트) 이상이던 KODEX(삼성)와의 격차를 5p% 이하로 좁혔다. 20일 기준 TIGER ETF(40조1172억원)는 36.7% 점유율로 41.1%를 기록 중인 KODEX ETF(44조9768억원)를 바짝 뒤쫓고 있다.

승진자를 대거 배출한 글로벌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스와룹 모한티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도법인은 현지 진출 15년 만에 수탁고를 100배 이상 늘렸다. 지난 2008년 1호 펀드를 선보이며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2000억원에 불과했던 수탁고가 20조원을 돌파했다. 현지 법인의 리테일 계좌 수도 2020년 280만개에서 2021년 470만개, 2022년 말 550만개로 증가하는 흐름이다.

최근에는 현지 물류센터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만큼 대체투자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1월 비완디 지역의 물류센터에 210억원을 직접 투자한 데 이어 9월에는 뭄바이 지역에 위치한 물류센터에 280억원을 집행했다.

또한 윤주영 전무가 몸 담고 있는 일본 ETF운용사인 Global X Japan(글로벌 엑스 재팬)도 올해 운용자산이 1000억엔(약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20년 8월 동경거래소에 첫 ETF인 'Global X MSCI SuperDividend Japan ETF'(Global X MSCI 슈퍼디비던드 일본 ETF)를 내놓은지 2년만의 성과다.

Global X Japan은 지난 2019년 9월 미래에셋운용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인 Global X와 일본 다이와증권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법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낸 인재를 대상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며 "ETF 운용과 국내외 주식운용을 한층 더 강화하고자 전문성과 책임있는 인재 양성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