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디딤이앤에프(DIDIM E&F)가 올해 4번째 주인을 맞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달 2일 유상증자 자금이 납입되면 슈퍼개미 김상훈씨에서 ㈜이코셜드로 최대주주 지위가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장에선 디딤이앤에프가 올해에만 경영권이 3차례 변경되며 이 회사 대표도 줄곧 교체됐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물음표를 달고 있다.

디딤이앤에프는 창업자 이범택 대표가 포장마차부터 시작해 키운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현재 '공화춘' 등 외식사업, '신마포갈매기' 등 가맹점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 창업자는 2021년 배달 전문 외식업체 정담유통에 경영권을 매각했으며, 정담유통 역시 주가 하락과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올 3월 지분 약 30%를 매도했다. 인수 당시 투입 자금을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한 까닭이다. 

이에 디딤이앤에프의 초기 투자자였던 미국 투자회사 웨스트포인트가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웨스트포인트도 올 7월 250만6000주를 정담유통에 주식양수도계약 방식으로 넘기면서 기존 2대주주였던 웹툰 업체 테라핀이 회사를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앞서 8월 최대주주가 슈퍼개미(개인 투자자)인 '김상훈' 씨로 다시 변경됐단 점이다. 김 씨는 2022년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사들였고, 8월 들어 8만3959주를 추가 매수하며 테라핀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는 현재 성동구 소재 ㈜접속의 대표이사로, 이 회사는 저작권(IP) 거래소 '콘샐러드'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김 씨의 투자는 개인적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디딤이앤에프의 경영에 나서겠다며 여러 차례 의사를 표현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로서 이 회사에서 일어나는 경영권 분쟁 및 불안정한 경영상태를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며 "경영권 참여로 디딤이앤에프를 사실상 지배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16일에는 디딤이앤에프 경영정상화를 위해 '하동'이라는 팀을 꾸렸고, 회사 측에도 이사회에 참여하겠단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동은 김상훈 대표와 안동욱 M.F Partners 대표,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ACT)' 운영사인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 정현석 법무총괄로 구성됐다.

다만 김 대표가 디딤이앤에프의 경영권을 쥐기에 걸림돌도 있다. 이 회사가 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회사의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이뤄지게 되면 ㈜이코셜드가 474만주를 배정, 증자 후 지분율 7.1%로 다시 한번 최대주주가 변경된다. 아울러 ㈜이코셜드와 동시에 유상증자에 참여한 에이치앤씨투자조합2호도 주목 받고 있다. 해당 투자조합의 최대주주는 정담유통으로, 421만주(증자 후 6.3%)를 배정 받기 때문이다. 올 3월 기준 정담유통 및 관계사가 약 344만주(증자 후 5.2%)를 보유하고 있던 점과 투자조합의 대표조합원이 디딤이앤에프의 현 CEO인 이정민 대표인 점이 변수다.

문제는 디딤이앤에프가 올해에만 최대주주가 3번 변경되면서 이 회사가 대표이사 무덤이 되고 있단 점이다. 실제 2021년 3월부터 약 2년여간 디딤이앤에프의 CEO를 맡았던 이정민 전 대표가 올 4월 사임했고, 임재준 디딤이앤에프 사내이사가 대표에 선임됐다. 이후에도 7월 박승복 메탈바인 대표, 9월 이정민 디딤이앤에프 부사장이 각각 CEO로 임명됐다.

이에 시장에선 디딤이앤에프가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해에만 3명의 대표가 교체 됐기 때문에 경영 환경, 향후 전략 등에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CEO를 선임한 최대주주가 모두 달랐기 때문에 각각의 원하는 부분을 고려해 수정이 반복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딤이앤에프가 경영진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과 신주발행무효 등 법정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혼란한 상황"이라며 "이에 최대주주 변경이 이뤄지게 되면 다시 CEO 교체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디딤이앤에프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대해선 당일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며 "이외 사항들도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