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명절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ETF(상장지수펀드) 신상품 경쟁에 돌입한다. ETF 점유율 격차가 3%p(포인트)대로 좁혀진 가운데서 투자자 니즈를 충족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양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미국 채권형 ETF 3종을 유가증권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KODEXiShares미국인플레이션국채액티브 ▲KODEXiShares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KODEXiShares미국하이일드액티브 ETF의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했다. 국채, 회사채, 하이일드(BBB+ 이하) 등 채권별 분산투자가 가능하도록 라인업을 구성한 셈이다.

ETF별 특징을 구체적으로 보면 'KODEXiShares미국인플레이션국채액티브'는 'ICE 미국 국채인플레이션 연계채권지수'(ICE U.S. Treasury Inflation Linked Bond Index)를 벤치마크로 삼아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에 투자한다. 물가연동국채란 원금이 물가와 연동해 움직이는 국채를 말한다. 물가수준을 반영해 원금을 재계산한 뒤 이자를 산출하기 때문에 투자금의 실질가치가 보장된다고 평가된다.

'KODEXiShares미국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는 S&P에서 산출하는 지수(Markit iBoxx USD Liquid Investment Grade Index)를 토대로 달러화 표시 투자등급(IG) 회사채를 담는다. 미국 3대 신용평가사(S&P·무디스·피치)의 중간 등급으로 잔여 만기가 3년 이상인 회사채가 대상이다. 'KODEXiShares미국하이일드액티브'는 ICE DATA사(社)의 지수(ICE BofAML US HY Constrained Index)를 활용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미달러화 표시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한다.

이에 맞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국내형 ETF 1종(TIGER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과 글로벌형 ETF 1종(TIGER글로벌AI액티브)의 출격을 앞두고 있다. 투자 지역 뿐 아니라 테마도 각각 은행고배당과 글로벌 AI(인공지능)로 색깔을 달리한다.

'TIGER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국내 지수사업자인 에프앤가이드(FnGuide) 기준을 토대로 3년 연속 현금 배당을 한 상업은행 10종목을 선정한다. 만약 10종목을 충족하지 못하면 증권사와 보험사에서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곳을 뽑는다. 'TIGER글로벌AI액티브'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AI와 연계된 광범위한 분야를 유니버스로 한다. 또 글로벌형인 만큼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 AI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를 투자처로 삼는다.

국내 ETF 시장의 양대산맥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휴 직후 약속이나 한 듯 공격적으로 신상품을 내놓는 건 점유율 경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만 해도 10%p 이상이던 KODEX(삼성)와 TIGER(미래에셋)의 격차는 최근 3%p대로 좁혀졌다. 실제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달 27일 기준 KODEX는 44조3849억원의 순자산(AUM)으로 40.7%를, TIGER는 40조2168억원의 순자산으로 36.9%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휴 직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두 대형 운용사가 추석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ETF 신규 상장에 돌입한 양상"이라며 "연말 ETF 시장 결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점유율 확보를 위한 라인업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