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천재교육이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비상교육, 아이스크림에듀 등의 교육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여전히 관련 계획이 부재한 까닭이다. 시장에선 천재교육이 후발주자로 해외 사업에 나서기 보단 국내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집중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천재교육은 1981년 설립 후 2010년대 중반까지 30년 이상 꾸준한 외형 성장을 지속해왔다. 이 회사는 1981년 고등학교 학습 참고서인 '해법수학' 시리즈를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교육 사업을 시작한 후 초·중·고등학교 학습 참고서와 검정·국정 교과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몸집을 키워왔다. 2015년엔 스마트 학습 제품 '밀크티'를 론칭해 일찍부터 에듀테크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1993년 116억원(별도기준) 수준이던 이 회사 매출은 2003년 845억원으로 10년 만에 8배 가까이 급증했다. 나아가 밀크티를 론칭한 2015년엔 29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정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453억원을 기록하면서 2003년(48억원) 대비 약 10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세가 2010년대 중반부터 천재교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단 점이다. 이전까진 안정적인 교과서 매출과 에듀테크 기반의 신사업으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2010년대 들어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매출 감소를 면치 못한 것이다. 실제 천재교육은 2016년(2346억원)부터 작년(1236억원)까지 연평균 9%의 매출 하락을 지속해왔다.

이 때문에 웅진씽크빅은 증강현실(AR) 독서 솔루션인 'AR피디아', 비상교육은 양방향 수업 시스템 '엘리프', '올비아'를 해외 시장에 수출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천재교육은 해외 진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수출 가능성을 살피는 중이란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이 회사가 해외 대신 국내 디지털교과서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에듀테크 기술역량과 원천적인 콘텐츠 발행 능력이 관건인데 천재교육은 오랜 시간 교과서를 발행해온 덕분에 관련 경쟁력이 충분하단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천재교육은 해외로 눈 돌리기엔 이미 시기를 많이 놓쳤다"며 "이미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해외 교육기업들도 에듀테크 기반 제품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과서가 검정으로 많이 바뀌면서 천재교육 점유율을 아이스크림에듀가 많이 가져갔다"며 "이 때문에 천재교육은 사활을 걸고 디지털교과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2025년 도입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교과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기술은 물론 원천적인 콘텐츠 능력이 곧 경쟁력"이라며 "천재교육이 오랜 시간 국내 교과서 시장을 점유해온 만큼 콘텐츠 부문에선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장기적으로 교과서 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데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해외 매출 없이 성장을 이어가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천재교육 관계자는 "자사의 콘텐츠, 솔루션, 인쇄능력등으로 해외진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