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원천봉쇄되면서 향후 회사와 소액주주연합(전 비상대책위원회)간의 경영권 분쟁 양상이 어떻게 바뀔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헬릭스미스 현 경영진들이 소액주주연합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하는데 카나리아바이오엠 보유 지분(9.39%)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가처분 결과 등은 소급 적용되지 않는 만큼 당장 양측 간의 큰 분쟁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카나리아바이오엠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항고를 제기한 소액주주연합 소속 강 모씨 외 6명의 손을 들어줬다.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린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이에 따라 카나리아바이오엠은 헬릭스미스에 대한 신주발행무효 소송 판결 선고까지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해 12월 21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헬릭스미스 지분 7.3%를 확보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들은 최대주주 등극 이후에도 2월 추가 유상증자 납입며 현재와 같은 9.39%의 지분을 확보했다. 추가 유상증자에 대한 납입(10월10일)까지 마치면 카나리아바이오엠의 헬릭스미스 지분율은 11.38%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법원의 제동으로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주식에 대한 의결권은 원천봉쇄 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이유 있다"며 "1심 결정은 이와 결론을 달리해 부당하므로 제1심 결정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애당초 이번 가처분 신청은 소액주주연합이 올해 초 회사 측 추천 '이사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으로 열린 임시주총을 대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이들의 신청을 기각하면서 현 경영진들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중인 주식의 의결권을 활용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소액주주연합 측은 이번 가처분 소송 결과가 본안 소송인 신주발행무효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안 소송에서 소액주주연합 측이 승소 할 경우 헬릭스미스가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발행한 주식이 무효처리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처분 소송 결과만으로 실제 본안 소송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제약업계의 한 법무팀 관계자는 "항고에서 인용된 논리가 본안에 물론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가처분은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신주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것이지 그것 자체로 본안 소송에 줄 영향을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무팀 관계자 역시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의결권이 제한되더라도 소급 적용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이미 회사 측이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당장 소액주주연합이 꺼내들만한 카드는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사 측은 이번 가처분 결과에 대해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헬릭스미스 측 관계자는 "아직 항소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해당 가처분 소송 그 자체로 회사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내부적으로도 관계사들 간 서로 논의를 계속하고 법무법인과도 협업 및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액주주연합이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 부분은 저희도 여러 예상 시나리오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