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최용주 삼진제약 대표(사진)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사업 발굴과 함께 회사 정상화를 자신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되는 등 실속을 챙기지 못하고 있어서다. 회사 측은 그간의 시설 투자비용과 원가부담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문제 없이 회복시킬 수 있단 입장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삼진제약이 올 3분기 751억원의 매출과 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6.2% 늘고, 영업이익은 11.1% 감소한다. 앞서 이 회사는 올 상반기 143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억원 15.1% 줄었다. 이를 고려하면 내실 다지기에 여전히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시장에서 삼진제약의 3분기 실적을 비우호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은 시설투자 증가에 따른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사업다각화에 따른 판매관리비의 증가가 당분간 수익성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부문별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내실을 강화하겠다던 최용주 대표의 계획과 대조된다. 최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 자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면서 질적 성장을 통해 내실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삼진제약은 주력이던 전문의약품 사업에 더해 동물 약품과 동물건강기능식품, 동물사료 제조 및 도소매업에 이어 기술 시험, 검사 및 분석 업종을 정관에 포함시키며 신사업 의지를 강조했다. 기존 사업부문별 역량제고는 물론 컨슈머헬스사업 부문내 신규 펫케어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육성하고 향남공장 품질센터를 중심으로 기술 시험 및 의약품 검사, 분석에 대한 위수탁 사업을 벌이는 등 사업다각화를 본격화하면서다.

그러나 수익성 제고에 결과적으로 여전히 애를 먹고 있게 된 데 따라 최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 중이다. 사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2021년부터 약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한 후폭풍을 감내해야한단 까닭에서다. 신사업인 펫사업만 보더라도 아직까지 정관만 변경했을 뿐 시작도 하지 않은데다 기술 위수탁사업 역시 아직은 주력 사업으로 보기 힘들단 점도 뒷받침됐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오히려 질적 성장을 위해 고강도 투자를 집행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투자가 현재 수익성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인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단 입장이다. 앞서 삼진제약은 2021년 약 466억원(토지 취득 66억원 포함)을 들인 마곡연구센터 신축, 지난해 오송공장 시설 증설 등에 약 693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수익성이 좋은 원료의약품과 전문의약품 사업 경쟁력은 물론 의약품 부문 외, 컨슈머헬스 및 디지털헬스케어 등 관련 역량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단 얘기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최용주 대표는 올해 수익을 중시하는 내실 경영을 통해 장기적으로 사업 규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내수 시장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57년생인 최 대표는 삼진제약에서 40년 넘게 근무하면서 영업부 이사와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19년 대표이사에 오른 '영업통' 전문경영인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장홍순 전 대표가 임기만료로 물러나면서 단독 대표로서 부진을 못하던 삼진제약의 소방수 역할을 부여받았다. 삼진제약이 공동창업주인 최승주 회장과 조의환 회장이 물러난 이후 2세 경영을 앞둔 상황이란 점도 최 대표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