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전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IT수요 위축, 반도체 재고 폭증 등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4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급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1위 DNA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D램은 적자에 허덕였고, TV·가전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 역시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재 전기전자 업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개선돼야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해외신용평가사, 국내 증권사, 시장조사업체 등 15여개의 업체들을 통해 긴급 진단을 진행해 본다. /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지나 이미 반등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표로 하는 고성능 제품의 수요도 열리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투자증권은 5일 딜사이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내놨다. 미래에셋투자증권의 김영건 선임 연구원은 "반도체 저점 형성 및 일부 반등은 이미 시작됐다"라며 "IT 업황의 본격 업황 반등은 내년 2분기 정도로 예상된다. 다만 IT 업황의 본격 반등 이전에 재고 비축이 선행될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의 본격 반등은 올해 4분기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D램 가격의 낙폭은 둔화하는 수세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7월 D램 범용제품인 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4 달러로 전월 대비 1.47%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말 2.21달러에 비하면 올해 들어 39.37% 하락했고, 올해는 분기를 거듭할 때마다 18~25%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반면 3분기 초인 7월 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직전 달 대비 1.47% 내리는 데 그쳤다.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낙폭 자체는 크게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연구원은 "통상 D램 가격이라 함은 DDR4를 의미하는데, 4분기는 돼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DDR5 등 제품 가격은 이미 일부 오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D램 가격이 반등을 노리고 있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전세계 D램 제조사들이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고부가 D램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전반적인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그래픽스더블데이터레이트(GDDR)7 등은 없던 수요가 생기는 것이라기보다 고성능 신제품의 성격으로 기존의 DDR4, GDDR6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HBM의 경우에는 신규 수요가 열리고 있으며, AI 관련 투자가 지속되는 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