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케이카는 연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일단 시장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수익 순도가 전성기 시절에 버금갈 만큼 회복되긴 했지만 이 회사의 현 주인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여전히 높은 몸값을 책정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에 한앤코가 연내 케이카를 처분하기 위해선 몸값을 하향조정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케이카는 올 상반기 1조234억원의 매출과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0.6%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7.6% 증가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이 기간 2.1%에서 2.8%로 소폭 개선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작년 2분기를 기점으로 매출 감소에도 이 회사의 수익 지표는 개선되고 있단 점이다.

실제 2분기 기준 매출액은 5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줄어든 반면, 매출총이익(577억원)과 영업이익(155억원)은 각각 14.5%, 35.6%나 증가했다. 아울러 소매 대당 마진율(GPU) 역시 올 2분기 10.1%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상승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1분기(10.7%)와 엇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케이카의 수익 지표 개선은 효율적인 재고 관리, 온라인 채널 강화 덕분으로 분석된다. 우선 케이카의 6월말 기준 재고자산회전일수는 31.2일로, 작년 12월말(39일) 대비 8일 가량 짧아졌다. 재고자산회전일수가 이처럼 짧아진 것은 다품종의 중고차를 거래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불황에도 원활한 판매가 이뤄지는 실속형 차량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던 게 주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외형은 축소됐지만 차량을 보관하고 유지 보수하는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다 보니 수익성이 자연스레 개선된 셈이다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쇼핑몰 '내차사기 홈서비스' 활성화도 수익지표 개선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케이카의 중고차 사업 부문은 소매(76.7%)와 당사자체출품 경매(20.3%)로 나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소매 부문 판매대수 비중은 지점내방(40.6%)이 이커머스(39.3%)보다 높았다.

하지만 올 들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6월말 기준 이커머스 비중은 44.2%, 지점내방은 32.5%를 기록한 까닭이다. 아울러 전체 소매 판매분 가운데 58%가 케이카의 자체 쇼핑몰인 내차사기 홈서비스에서 나왔다. 즉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외부로 빠져나가는 금액을 줄일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 역시 개선됐던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카의 수익지표가 이처럼 개선됨에 따라 이 회사가 연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다수 기업이 케이카의 현실적 몸값으로 3000억원 수준을 책정 중인데 반해 한앤코는 4000~5000억원 수준을 부르고 있단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시장 내 케이카의 지위가 확고하고 여기에 수익성 개선으로 회사의 매력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앤코가 원하는 5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주고 인수할 곳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라 케이카의 존재감이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둔화로 대다수 기업의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3000억원을 밑돌아야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앤코는 시장의 이러한 전망에 대해 "딜 관련해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