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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에 소극적인 이유
이규연 기자
2023.09.05 07:50:18
① 유동성 1조 넘어도 인수합병엔 신중…이전의 잇따른 실패에 몸 사리나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6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 사옥 전경. (제공=엔씨소프트)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도 '현금부자'로 소문난 곳이다. 엔씨소프트가 쥐고 있는 유동성이 1조원을 넘는 데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가 풍부한 유동성을 무기 삼아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지속해서 제기된다. 엔씨소프트도 주주총회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등에서 인수합병에 관심이 있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엔씨소프트가 2011년 엔트리브소프트를 인수한 이래 실제 인수합병에 나선 사례는 전무하다. 이를 놓고 이전에 진행했던 인수합병에서 겪었던 실패가 엔씨소프트의 신중한 태도에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엔씨소프트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193억원을 쥐고 있다. 여기에 은행 단기예금 등의 단기금융상품 1조89억원을 더하면 엔씨소프트가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은 전체 1조4282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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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 금액 1조2019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쥐고 있는 유동성이 전체 부채보다도 많은 셈이다. 부채를 자본과 비교한 부채비율도 38.19%에 머무르는 점을 고려하면 엔씨소프트가 기업 인수합병에 나설 자금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가 3월 주주총회 당시 인수합병을 고려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홍 CFO는 현금성 자산 활용 방향을 묻는 주주에게 "'바텀피싱'이라는 인수합병 전략을 게임사와 그 외의 분야에도 검토 중이다"고 대답했다. 


바텀피싱은 주가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최저가를 노려 주식을 매수하는 저점매수 투자 기법이다. 대체로 기업 가치와 비교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업을 대상으로 행해진다. 홍 CFO 역시 그런 기업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8월 현재 기준으로 엔씨소프트는 인수합병과 관련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2021년에는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를 글로벌 인수합병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부분에서도 현재까지 별다른 행보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차적인 요인은 게임 개발 집중이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쓰론 앤 리버티(TL)'를 비롯한 게임 신작 다수를 준비 중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주총 당시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개발비를 축적해야 한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아가 엔씨소프트가 인수합병과 관련해 몸을 사리는 배경에는 이전에 맛본 실패 경험의 영향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엔씨소프트가 한때 게임 분야에서 기업 인수를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이를 통한 흥행 게임을 만드는 데는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 사례는 엔씨소프트가 2001년 미국 게임사 데스티네이션게임즈를 인수합병했던 것을 들 수 있다. 데스티네이션게임즈는 PC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모태로 평가되는 '울티마 온라인'을 개발한 유명 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이 설립한 회사였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데스티네이션게임즈 인수합병을 위해 전체 470억원을 들였다. 엔씨소프트의 2000년 기준 자산총계가 103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자산의 45.6%를 인수합병 한 건에 투자한 과감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리처드 게리엇과 손잡고 6년 동안의 준비 끝에 2007년 내놓은 게임 '타뷸라 라사'는 흥행에 참패하면서 2년 만에 서비스 종료 절차를 밟았다. 엔씨소프트가 타뷸라 라사 개발에 투자한 금액은 15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2008년에 나온 게임 '아이온'이 흥행하면서 엔씨소프트 전체가 휘청거리는 것은 면했다. 다만 엔씨소프트 연간 영업이익은 2006년 518억원에서 2007년 469억원, 2008년 45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아이온의 성공에도 영업이익 감소에 타뷸라 라사의 흥행 부진 여파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밖에도 엔씨소프트는 2002년 판타그램·아레나넷, 2006년 제이인터랙티브, 2008년 크레이지다이아몬드, 2009년 제페토, 2010년 넥스트플레이, 2011년 핫독스튜디오·엔트리브소프트를 잇달아 인수했다.


그러나 이 회사들 중 흥행 게임을 내놓은 곳은 '길드워2' 개발사인 아레나넷과 '포인트블랭크'를 만든 제페토 정도다. 위 게임사들 중 지금까지 엔씨소프트 계열사로 남아있는 곳도 아레나넷과 엔트리브소프트뿐이다.


엔트리브소프트는 2023년 상반기 기준 자본 금액이 마이너스(-) 302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홍 CFO가 주총 당시 "엔트리브소프트는 강력한 재무·구조적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2000년대와 2010년대에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했지만 그때도 이미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엔트리브소프트 이후 인수합병을 자제하고 있는 것도 그런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투자 검토 차원에서 기업을 물색하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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