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두산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해외 투자설명회(DR, 딜 로드쇼)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현지 기관들과 만나 공모주 청약 참여를 독려 중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두산로보틱스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경쟁사(국내 상장사) 대비 저렴한 몸값으로 IPO를 진행하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 홍콩·싱가포르 DR 돌입…해외기관 투자가 반응 '긍정적'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잇달아 딜 로드쇼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딜 로드쇼는 총 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해외 DR은 상장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고 있다.

이번 DR에는 아시아 지역 국부펀드와 롱펀드(Long Fund)들이 두루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두산로보틱스의 IPO에 대한 현지 기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지난 5월 해외 방문 때도 확인된 바 있다. 당시 홍콩과 싱가포르 지역에서 소규모 기업설명회(NDR, 논-딜로드쇼)를 개최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앞서 해외 투자심리 동향을 파악하려는 목적에서 5월 NDR은 개최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관들까지 공모주 청약에 대거 참여할 경우 무난히 IPO 흥행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중장기 투자 성향을 보이기 때문에 이들이 청약에 앞다퉈 참여할 경우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된 국내 1위 협동로봇 개발사다. 최대주주는 ㈜두산(지분율 90.9%)이다. 오는 9월 11~15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IPO를 본격화한다. 공모 희망가격(희망밴드)는 2만1000~2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밴드 상단 기준 목표 시가총액은 1조6853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10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한다.

◆ 글로벌 '톱4' 협동로봇 제조사…경쟁사 대비 저렴한 몸값 '부각'

현재 기관투자가들은 두산로보틱스가 몸담고 있는 협동로봇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고임금,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제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물론 최근 중국에서도 인구감소와 노동력 대체 문제가 연일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성은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마켓스앤드마켓스(Markets and Markets) 등 시장 조사업체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협동로봇 연간 설치 대수는 3만8000대로 전년 대비 80% 급증했다. 2023~2030년 협동로봇 시장의 연평균(CAGR) 성장률은 35.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이란 점은 투자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제품군(13종)을 확보한 기업으로 꼽힌다. 두산로보틱스의 제품(협동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물체의 무게(가반하중)의 경우 최대 25kg에 달한다. 이는 경쟁사들이  5~10종의 제품 라인업과  20kg 이하의 가반하중 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제품 기술력과 성능을 무기로 두산로보틱스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7위의 시장점유율(2023년)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위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두산로보틱스는 다양한 성능의 제품들을 보유하고 제조, 물류, 서비스 등 여러 산업 영역에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두산로보틱스가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몸값으로 IPO를 진행하는 점도 눈여겨 보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물론 매출 규모가 국내 경쟁사 대비 3배 이상 많은 상태지만, 반값 수준의 시가총액으로 IPO를 진행하는 것이다.

실제 2022년 두산로보틱스의 연간 매출액은 450억원 수준이다. 국내 2위 레인보우로보틱스(136억원) 보다 3배 이상 많은 매출액을 실현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2조9165억원(31일 종가 기준)에 달하는 반면, 두산로보틱스는 경쟁사의 절반 수준인 1조6853억원의 시가총액으로 IPO에 나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협동로봇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고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매출 실적은 물론 기술력 면에서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몸값으로 IPO를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은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