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유해물질 저감 소재 개발기업 로우카본이 연내 코넥스 상장을 추진한다. 코넥스에서 사업 경쟁력과 실적 기반을 다진 뒤 코스닥 이전상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요가 발생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우카본이 외부 투자자 유치로 사업자금을 마련해왔기 때문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우카본은 최근 한화투자증권을 지정자문인으로 선임했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상장(예정)사를 대상으로 사업보고서 작성 등 업무를 수행한다. 기업실사부터 상장 적격성 보고서 작성, 상장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코넥스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로우카본은 당초 기술특례상장을 통한 코스닥시장 입성을 추진해왔다. 기업공개(IPO) 주관사도 한화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공동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지난 6월 기술성 평가를 신청한 2개 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BBB 등급을 받아 기술특례상장 최소요건 요건(A·BBB 등급)을 충족하지 못했다.

로우카본은 코넥스에 상장한 뒤 신속이전 상장제도 등을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속이전상장은 코넥스에 상장한 지 1년이 넘은 기업이 재무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질적 심사요건 일부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올해도 토마토시스템이 신속이전 상장을 통해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성공했다.

로우카본 관계자는 "상장기업 자격을 확보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청정수소 허브 구축 등 각종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한 매출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며 "기후테크 전문기업으로써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로우카본의 사업·재무상황도 코넥스 상장추진 배경으로 지목한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로우카본은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 저감 소재인 '전처리 탈황제(GTS)'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블루·청정수소 등 탄소중립 기후기술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업확장에 힘입어 로우카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4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129억원)과 순손실(131억원) 폭이 2배 넘게 증가했다.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54억원) 보다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92억원)가 많아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금조달 창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코넥스 상장이 유리한 셈이다.

주주가치 제고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로우카본은 그간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자금을 조달해왔다. 현재까지 누적 조달자금은 458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에는 주로 소액주주들이 참여해왔다. 이들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발행주식(6310만3485주)의 47.87%를 보유하고 있다. 코넥스 상장으로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 길을 열어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넥스는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위해 매출과 순이익 등 재무요건에 무게를 두지 않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중점으로 본다"며 "거래량이 적긴 해도 주식거래가 이뤄지고 향후 코스닥 이전상장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로우카본도 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