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경기도 이천 수처리센터 인수를 위한 재원 마련에 나선 SK리츠가 차입 부담을 덜 전망이다. 통상적인 상업용 부동산 수준 보다 낮은 5%초반대 금리로 담보대출을 추진해서다. SK하이닉스라는 우량 임차인을 둔 데다 수처리센터가 반도체 필수 시설이라는 점 을 인정받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이달 말을 목표로 3번째 자(子)리츠가 될 '클린인더스트리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클린인더스트리얼리츠) 영업인가를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해당 리츠의 영업인가가 내려지면 SK하이닉스의 이천 수처리센터 인수를 본격화 한다. 클린인더스트리얼리츠와 SK하이닉스 양사간의 매매일자는 다음달 25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 2021년 9월에 상장된 SK리츠는 스폰서(대기업 계열) 리츠로 현재 SK서린빌딩, SK 분당U타워 등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특히 국내에 상장된 23개 리츠 가운데 가장 많은 3조1000억원 가량의 자산총액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이천 수처리센터까지 품게 되면 상장 리츠 최초로 자산총액이 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매매일까지 한 달여의 기간이 남은 만큼 SK리츠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해 지고 있다. 이천 수처리센터 매입을 위해서는 1조19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이 필요하다. 해당 자산의 매입금액으로만 1조1200억원이 사용되며, 각종 부대비용과 예비비로 700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SK리츠는 주요자산이 될 수처리센터를 담보로 잡은 대출로 67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혼합해 차입부담이 비교적 적은 5%초반대 수준에서 대출(선순위 100%)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금리가 6~8%대에 형성돼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저리(低利)인 셈이다. 대주단에는 은행, 증권, 생명 등 다수의 금융업권이 포함된 걸로 알려진다. 또한 LTV(담보인정비율)를 60%에 맞춘건 대주와 신용평가사 등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이는 이천 수처리센터가 우량 자산으로 인정받은 덕분이란 분석이다. 대주단은 이천 수처리센터에 대한 실사(듀딜리전스‧Due Diligence)를 토대로 해당 자산이 부동산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한 반도체 제조에 있어 수처리센터가 필수시설이라는 점도 자산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에만 20만t(톤) 이상의 물이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수처리센터를 거쳐 방류된다.

이와 더불어 종류주와 보통주 발행을 통해서도 38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1400억원은 임대 보증금으로 충당한다.

SK리츠의 AMC(자산관리회사)인 SK리츠운용 관계자는 "종류주는 SK리츠 전체 포트폴리오 보다는 이천 수처리센터라는 단일 프로젝트만을 보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한다"며 "이천 수처리센터 투자만으로 배당수익을 추구한다는 건 그만큼 해당 자산이 우량하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