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차량용 패널 시장에서 OLED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완성차 업계가 요구하는 프리미엄 라인에 적합한 제품은 OLED 패널이 유일한 만큼 성장세는 점차 가팔라질 예정이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KDIA)가 2일 발간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차량용 OLED 시장(2억5000만달러, 약 3200억원)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93%(2억3000만달러, 약 3000억원), 압도적 1위로 집계됐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며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용 OLED 패널 주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운전 시 햇빛 반사를 뛰어넘는 밝기(500~1000nits)와 고화질 ▲온도변화(-30~70℃)에 무관한 작동 ▲롤러블 등 자유로운 디자인 구현 등 현재 시점에서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건 대형 OLED 패널뿐이다.

차량용 패널에 주행 정보 외 볼거리, 즐길 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으려는 수요도 대형 OLED 패널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기아자동차가 선보인 EV9 모델에는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등 3개의 패널이 이어진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포르쉐와 현대자동차는 내년 신형 차량 모델에 각각 12‧14인치, 24‧27인치 OLED 패널을 사용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하이브리드(유리+플라스틱) OLED 패널, 투 스택 탠덤(Tandem) 등 신기술을 개발, OLED 패널의 단점인 짧은 수명을 극복했다"며 "차량용 패널에 OLED 침투율을 높이는 건 물론 높은 이윤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 스택 탠덤은 삼원색(RGB) 발광층을 2개 쌓아 패널을 만드는 기술이다. 발광층을 1개 층으로 만든 패널보다 크게 만들기 쉬울 뿐만 아니라 밝기는 2배, 수명은 4배까지 늘릴 수 있다.

협회는 모빌리티 트렌드가 소프트웨어(SW)가 중심이 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옮겨가게 되면 차량 내부 패널의 역할 중요도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에 탑재되는 패널의 역할이 단순한 영상 구현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부품, 내·외장재를 제어하는 인터페이스까지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패널 업체의 빠른 추격은 우려스럽다. 정부를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시장을 잠식했던 것처럼 차량용 OLED 시장 침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업체의 차량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2021년 0%에서 2022년 7.1%로 확대됐다. 

이동욱 KDIA 부회장은 "전장 부품 시장에서 패널 기술 주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반도체 쇼티지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처럼 OLED 패널 등 프리미엄 패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완성차-패널 업계 간 협력'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협회는 차량용 패널 실증 지원, 업계 간 기술 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