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자이글이 현물출자 방식으로 미국 엑스티볼트, 엑스티스팩펀드 등 3사와의 합작벤처(JV) '자이셀' 지분을 취득하면서 미국 2차전지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자이글은 현물출자를 통한 지분 취득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현지 투자자 요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이글은 리튬인산철계열(LFP) 배터리 제조 관련 신설 법인인 자이셀 지분 30%를 기계장치 현물출자 방식으로 확보했다. 

취득 금액은 1500만달러(191억8050만원)로 자이글의 자기자본(약 417억원) 대비 4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이글은 자이셀 지분 취득을 계기로 미국 버지니아주에 LFP 배터리 셀 전문 제조 공장을 설립해 LFP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본사는 미국 주정부와의 원활한 소통 차원에서 워싱턴 D.C로 두고 배터리 셀 제조업을 영위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씨엠파트너로부터 취득한 기계장치에 대한 대가로 자이셀 지분 30%를 취득한 것이다. 이밖에 자이글 외 자이셀의 주요 주주는 '엑스티(XT)볼트'와 '엑스티스팩(XT SPAC)펀드'로 각각 지분 30%와 40%를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자이글은 2차전지 제조시설과 연구설비 구축을 위해 씨엠파트너로부터 경기도 평택시 모곡동 소재 토지 및 건물과 기계장치, 구축물 등을 74억원에 양수했는데 이를 이번 지분 취득에 활용했다.

엑스티볼트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문 회사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수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티스팩펀드는 미국 현지 전문투자사로 이번 합작법인 설립과 관련 가장 많은 지분인 40%를 보유하게 됐다. 

이와 관련 자이글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서 LFP배터리에 대한 니즈(수요)가 큰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합작벤처 지분 취득 시 현지 투자자들이 현물 출자도 가능하도록 허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엑스티볼트, 엑스티스팩펀드 등과의 협상 끝에 좋은 조건을 받아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에 따라 중국산 LFP 배터리를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제품 및 공급망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글 측은 시장의 이러한 상황을 공략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이글은 기존에 주방 가전용품을 중심 사업을 영위하며 일명 '김혜수 불판'으로 이름을 알린 기업이다. 최근 헬스케어 중심으로 사업 비중을 키워 지난 1분기 매출 비중이 미용 및 피부 관리 등 헬스케어 제품(51.2%), 전자 그릴기(48.8%) 부문에서 창출됐다. 이처럼 2차전지와 관련성 없는 사업을 영위하다가 지난해 12월 돌연 2차전지에 뛰어든다는 발표에 의구심을 키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합작 법인 설립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의 우려를 일부 씻어냈다.

유상증자도 진행한다. 지난 27일 신주 176만563주를 발행하는 300억원 규모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정정 공시를 했다. 신주 발행가는 기준 주가보다 10% 할인된 1만7040원이다. 자금 납입일을 27일에서 오는 9월 25일로 연기했다. 자이글 관계자는 "(자금 납입을)자이셀 지분 취득 이후로 연기해달라는 투자자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한 투자자는 '엑스티스팩펀드'다.

자이글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이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자세한 내용 언급은 조심스럽다"며 "미국측과의 비밀 유지 사항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