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정선골재그룹이 매물로 나온 쌍용C&E의 자회사 쌍용레미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M&A(인수합병)시 단번에 전국망을 갖춘 레미콘사가 되는 데다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들과 시너지도 큰 까닭이다.

14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정선골재그룹이 매물로 나온 쌍용레미콘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쌍용레미콘은 전국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연간 1500만㎥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쌍용레미콘은 지배기업 쌍용씨앤이가 2009년 레미콘·골재사업 등을 문적분할하며 설립된 곳이다. 강원도와 수도권 중심인 정선골재그룹과 달리 쌍용레미콘 사업장은 부천, 인천, 파주, 영종도, 경기광주, 성남, 의왕, 화성, 평택, 양주, 춘천, 강릉, 서부산, 동부산, 동해, 김해, 창원, 울산, 전남광주 등 전국에 사업장이 분포하고 있다. 레미콘 뿐 아니라 건설공사의 기초재료인 골재사업에도 참여중이다. 골재사업장은 인천, 부산, 나주에 위치하고 있다.

업계는 정선골재그룹이 쌍용레미콘을 인수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정선골재그룹은 탄탄한 재무구조로 유명한 곳이다. 그룹에 포함돼 있는 7개 계열사(정선골재, 정선레미콘, 정선, 장원, 장원레미콘, 청현기업, 정선산업)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12월말 기준 11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며, 평균 부채비율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정선골재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따른 지배력 약화 우려도 크지 않은 곳이다. 7개 계열사 모두 구용회 회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정선레미콘, 정선, 정선산업의 경우 구 회장의 지분율이 90%에 달하며 가장 낮은 장원레미콘도 57.5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M&A를 위한 3자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채권 발행에 큰 무리가 없는 셈이다.

쌍용레미콘의 실질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단 점 역시 M&A 성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 쌍용씨앤이를 지배하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쌍용레미콘 매각가로 5000억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레미콘업계는 이 회사의 몸값이 3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평가 중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상각전이익(EBITDA)이 293억원이기에 EBITDA 멀티플이 17.1배에 달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최근까지도 쌍용레미콘의 인수후보자로 유진기업 정도만 언급되는 등 원매자 자체가 소수에 불과했던 부분도 몸값이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이유다.

레미콘업계는 정선골재기업이 쌍용레미콘 인수 시 상당한 사업적인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의 규모와 영역이 커지면 과점체제나 마찬가지인 시멘트사들과 우호적인 가격협상을 하는데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사들이 레미콘사보다 수가 적고 상대적으로 독점체제다보니 시멘트가 기초소재임에도 레미콘사의 교섭력이 낮다"며 "정선골재기업이 쌍용시멘트를 적정한 가격에 매입한다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들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M&A 관련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고, 정선골재 관계자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