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한진이 한진그룹의 지배력 약화 우려에도 수백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한진은 3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CB발행을 결정했다고 11일 공시했다. 해당 사채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는 2.5%다. CB투자자는 투자금 전액을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주당 교환가액은 1만9710원으로 결정됐다. CB는 채권 보유자가 의사에 따라 발행권자(㈜한진)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한다.
재계는 이번 CB 발행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진이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2대주주인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옛 HYK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을 만큼 지배구조가 약했다는 이유에서다.
올 3월 만 기준 주식분포만 봐도 한진칼과 조원태 한진 회장, 조현민 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진 지분은 27.51%에 불과하다. 여기에 CB가 모두 주식전환될 시 이들 지분은 24.9%로 2.6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이 9.79%임을 감안하면 또 다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는 셈이다.
㈜한진이 지배력 리스크에도 CB를 발행한 덴 낮은 금리가 한몫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실제 이번에 적용된 금리(만기 2.5%)는 전날 발행한 400억원 규모의 1·2년물 회사채(금리 각 5.23%, 5.53%)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특히 ㈜한진은 올 1분기 금융비용으로 인해 72억원의 순손실을 낸 만큼 이자부담 경감에 집중할 필요성도 큰 편이었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자사가 보유한 콜옵션(사들일 권리)을 감안하면 CB 투자자가 주식전환을 하더라도 희석될 지분율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경영권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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