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콘텐츠 제작사이자 유가증권 상장사인 콘텐트리중앙이 수년째 주가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0% 이자'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펀드 만기가 3년 가량 남은 상황에서 현 시점 대비 2배 가까이 주가가 회복돼 수익권에 진입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한국거래소 및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콘텐트리중앙 주가는 전날(20일) 종가 1만874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JKL파트너스가 투자한 전환사채(CB) 주당 인수가인 4만6777원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CB는 인수 이후 주가 하락이 계속되며 4번의 전환가액 하향조정(리픽싱)을 거쳤다. 현재 최저 전환가액(3만2744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CB 만기일은 2026년 5월로 약 3년 남았다.

CB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지분투자 방식이다. 투자기간 동안에는 약정된 이자를 수령할 수 있고, 만기가 되면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또는 보장된 수익을 지급받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투자자 입장에선 원금손실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JKL파트너스는 콘텐트리중앙 CB를 인수하며 만기수익률과 이자를 모두 0%로 책정했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도 발행회사가 계약서상 중대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일반적인 CB투자와는 달리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거두지 않으면 사실상 수익을 거둘 수 없는 구조다. 자금조달 비용을 감안하면 적자가 불가피 한 상황이다. 

문제는 콘텐트리중앙의 주가가 최근 하향곡선을 그린 뒤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원인으로 경영실적 악화가 꼽힌다. 지난해 영업손실 71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588억원, 5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관련 자회사들의 실적이 크게 떨어진 영향이 컸다.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관 운영업체 '메가박스'는 지난해 7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드라마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방송사들이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광고가 많은 예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다. 지난해 관련 자회사인 에스엘엘중앙은 480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클라이맥스스튜디오도 218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실적개선의 여지는 있는 상태다. 공동제작 및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 '범죄도시3'가 관객 9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면 수익성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JKL파트너스는 콘텐트리중앙에 투자하며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주가는 최저전환가액 보다도 40%가량 떨어져 있어 수익을 올리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3년 가까이 펀드만기가 남아 있고 최근 들어 드라마 및 영화 사업들이 조금씩 개선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마지막에 어떤 결과를 내고 엑시트 할 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