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DB하이텍이 첫 공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19~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오프라인 IR 행사를 열고 참석한 기관투자자들에게 지난 1분기 경영 성과 및 투자 전략을 설명한다. 

이날 IR에서 DB하이텍은 ▲8인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고도화 ▲12인치 파운드리 진출 ▲브랜드 사업부 분할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사업 등 4개 부문 미래 신사업 투자 계획을 밝힌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부터는 해당 분야 매출을 지금보다 약 3배 가까이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의 IR에서 나올 핵심 부분은 8인치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공정 기술 확보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미 공정 개발을 위한 반도체 장비 발주도 이미 끝난 상태로 알려져 있다. SiC는 300℃가 넘는 온도에서도 정상 작동이 가능하고 고내압에서도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는 등 기존 실리콘(Si)보다 내구성이 좋아 차세대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소재로 꼽힌다. 현재 상용화된 SiC 웨이퍼는 4‧6인치여서 DB하이텍이 가지고 있는 8인치 공정에는 대입하기 어려웠다. 

두번째 포인트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밝혔던 12인치 파운드리에 대한 내용이다. DB하이텍은 12인치 파운드리 진출을 위해 정부, 반도체 설계(팹리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투자에 나서거나 M&A를 통해 생산 라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사업 개괄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과거 DB하이텍 브랜드사업부에서 물적 분할된 DB글로벌칩의 M&A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DB하이텍은 브랜드사업부 물적 분할을 밝히면서 향후 팹리스 자회사 기업가치를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DB글로벌칩의 주요 제품은 디스플레이 내부 픽셀을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다. 액정표시장치(LCD) DDI는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수익을 방어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DDI는 태블릿 등 IT용을 넘어 TV‧스마트폰용까지 제품군을 다변화한다. 이후 2000억원 규모 M&A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신사업 투자로 끌어올린 회사 가치가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배당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계획도 내놓는다. 다만 일부 반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은 매년 10% 수준의 배당성향을 정책화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가 주장했던 최소 배당성향에 미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DB하이텍의 배당성향은 10%였다. 이와 관련 지난 주총에서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배당성향이 16.6%까지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향후에는 해외 4개 파운드리(SMC·UMC·PSMC·VIS) 평균 주주환원율 수준인 5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DB하이텍이 강성부 펀드로 대표되는 KCGI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IR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DB하이텍 관계자는 "첫 공개 IR를 진행하다 보니 준비 기간이 길어져 1분기 IR를 6월에 개최하게 됐다"며 "외부 요인 때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분기마다 오픈형 IR를 진행할지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