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후 시중은행 중 월 소진한도를 가장 빨리 소진하는 예상 밖 선전을 하면서 차주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한도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대환대출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4일 만인 지난 5일 월 신규 취급한도인 333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빠른 한도 소진이라는 사실에 더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그 주인공이라는 것에 시장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이 손 쉬운 대출비교 등의 편의성을 앞세워 큰 편차로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중은행이 예상 밖 선전으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매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리딩뱅크 지위를 다투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제친 결과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측은 '금리 경쟁력'을 첫 손에 꼽았다. 하나은행은 대환대출 서비스 전용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선보이며 금리 하단을 4.615%로 책정했다. 이는 일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인 5.315%보다 0.7%포인트(p) 낮은 수준으로, 고금리 시대 0.1%의 금리도 꼼꼼하게 따지는 차주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도 최저금리를 보장한 카카오뱅크의 대환대출 최저금리보다도 0.01%p 이상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4개 외부 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상대적으로 많은 채널을 통해 대환 신청이 가능한 점도 타행 대비 유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우대금리를 높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뒀다. 타 금융기관 대출을 우리은행 대출로 신규 대환할 시 우수 신용등급 고객에게 최초 약정기간 대출금리 0.5%p 추가 우대혜택을 제시한 것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앱을 통해 대환대출 할 경우 중도상환해약금과 인지세 등에 대한 비용도 지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이동제 시행에 맞춰 손님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금리 경쟁력을 갖춘 대환대출 전용 특화상품 '하나원큐 신용대출 갈아타기'를 대환대출 시행일에 맞춰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앱 하나원큐를 통해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 것 뿐만 아니라 4개 외부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대환 신청이 가능한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엇보다 0.5%p 우대금리 적용 등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경쟁력을 고객들이 매력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은행들의 월 대출한도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금융당국은 각 금융회사에 적용하던 취급한도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두 은행도 추가적으로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기존 월 한도가 333억원, 연 한도 4000억원이었는데 현재는 연 한도 4000억원 내에서 월 한도 제한 없이 대환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