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상우 기자] 2015년 현대차에서 독립한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시장에 각인시키기 위해 2017년에 스포츠세단인 G70을 투입했다. G70은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2만8216대, 2만818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2020년 10월 부분변경 모델이 투입됐으나 대형차와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 결과 2021년 연간 판매량은 2020년의 절반 수준인 7500대에 그쳤다.

큰 타격을 입은 G70은 이후 좀처럼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플랫폼을 공유하던 기아 스팅어가 끝내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지난달 재고를 소진하며 단종됐다. 이로 인해 G70의 운명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G70의 운명을 당장 결정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지난달 상품성 개선 모델인 '2023 G70'을 출시한 까닭이다.

2023 G70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기존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버리고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채택했다. 강력해진 힘에 맞는 제동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를 기본 적용했다. 이로 인해 가격이 이전보다 약 300만원 올랐다. 아울러 보다 강력한 동력성능을 느끼고 싶다면 3.3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선택하면 된다.

G70 파생모델인 G70 슈팅브레이크 역시 2.0 가솔린 터보 엔진을 버리고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3.3리터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포함되지 않았다. 즉 G70 슈팅브레이크는 2.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만 판매된다.

상품성 개선을 통해 새롭게 투입된 2.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을 지난 8일 경기도 하남과 가평을 오가며 시승했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kg.m으로 기존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보다 출력은 54마력, 토크는 6kg.m 증가했다. 그만큼 힘이 좋아졌다. 강력해진 힘은 주행모드를 스포츠플러스로 변경했을 때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강력해진 힘을 바탕으로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데다 운전석 시트 사이드 볼스터가 자동으로 옆구리를 단단하게 붙잡아주고 스포티한 배기음이 내뿜으니 운전할 맛이 났다. 여기에 승차감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기반으로 하는 4WD(4륜구동)과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 때문에 운전의 재미가 한층 높아졌다.

힘이 좋아진 만큼 연비가 기존 2.0 가솔린 모델보다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늘었다. 2.5 가솔린 모델의 공인복합연비(AWD 기준)는 최대 10.6km/L로, 9.9km/L였던 2.0 가솔린 모델과 높아졌다. 이번 시승에서 하남에서 가평까지 64km를 주행했을 때 나온 연비는 10.8km/L, 가평에서 하남까지 31.3km를 주행했을 때 나온 연비는 9.8km/L였다. 공인연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와 함께 ▲터치식 공조디스플레이 ▲프레임리스 룸미러 ▲앞좌석 통풍시트 ▲뒷좌석 열선시트 ▲고성능 항균&콤비 필터 ▲C타입 USB 충전 단자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등이 새롭게 적용돼 편의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신규 엠블럼과 가죽을 적용한 스티어링휠 ▲멀티펑션 스위치 ▲도어&콘솔 가니쉬 패턴 ▲에어벤트 ▲컵홀더 ▲스마트 키 등에 기능성 디자인과 디테일을 더해 고급감을 높였다. 다만 좁은 2열 공간은 여전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