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상 외화송금 방지를 위해 '3선 방어'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은행권 일제 검사를 통해 파악된 무역거래를 가장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 중 상당수에서 내부통제 취약점이 발견됐다. 은행이 송금과 관련한 증빙서류 확인을 소홀히 하거나, 비정상 거래가 장기간 반복됨에도 이를 탐지하지 못한 것이 확인된 것. 

금감원은 은행연합회 및 국내은행과 함께 TF를 구성해 이상 외화송금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에 ▲영업점 사전 확인(1선방어)과 ▲외환부서 모니터링(2선방어)을 거쳐 ▲내부통제부서 사후점검(3선방어)까지, '3선 방어'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했다. 은행들은 7월 중 개선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1선 방어체계는 '거래 시 사전확인 항목 표준화'이다. 기존 은행의 확인을 위한 절차가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무역거래를 가장한 증빙서류에 중대한 형식상 하자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인을 소홀히 한 사례가 있었다.

이에 송금 취급 시 은행이 증빙서류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을 표준화해 확인의무 이행 실효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상대방과 대응수입예정일, 거래금액 등 법규나 지침 상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항목으로 한정해 기업들의 외환거래 불편을 최소화한다. 또한 은행들의 확인의무 이행 과정에서 기업들에게 신고대상 여부 등을 안내해 기업들이 과태료 등 불필요한 행정처분을 받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선 방어체계는 '거래 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이다.

현재 비정상 패턴의 사전 송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은행 모니터링 기준 및 시스템 미비로 이상 외화송금 탐지에 실패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은행권 공통의 표준 모니터링 기준을 마련하고 개별 은행별 모니터링시스템을 구축해 이상 외화송금거래 탐지 능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 3선 방어체계는 '사후점검 체계 마련'이다. 

기존 영업점에서 이상 외화송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전송금 업무처리에 대한 사후점검 및 피드백 등 내부통제는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본점 내부통제부서의 사후점검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영업점 환류 등 이상 외화송금 방지를 위한 사후관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자금세탁방지부는 외환부서 모니터링 결과 발견된 의심업체에 대해 영업점에서 의심거래보고(STR)가 미이행된 경우 점검을 강화한다. 또한 이상 외화송금업체 거래유형을 의심거래보고 추출 룰(STR Rule)에 추가한다.

준법감시부는 수입대금 사전 송금 시 필수 확인사항을 영업점 자점 감사 항목에 반영하고, 특명검사 풀(POOL)에 사전송금 항목을 추가한다.

검사부는 이상 외화송금업체 거래유형을 상시감사 대상 요건에 추가하고, 영업점 현장검사 시 사전송금 업무처리 적정성 항목을 신설한다. 

마지막으로 영업추진부는 영업점 KPI 평가, 포상 시 이상 외화송금 의심업체 포함 여부에 대한 외환부서의 점검절차 마련 및 해당 실적 차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은행들은 올 2분기 중 지침 개정, 내규 반영 및 전산시스템 구축 등 준비를 거쳐 7월 중 개선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전산시스템 개발, 업무절차 마련 등 시간이 필요한 일부 과제는 3분기 중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제도개선으로 사전송금 관련 은행권의 내부통제 기능이 체계적으로 작동함으로써 이상 외화송금을 보다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한편, 기업들의 신고의무 위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