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솔루션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한 기후변화대응실을 전략기획실 산하 기후변화대응팀으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관련 조직을 팀 단위로 개편하고 전략기획실 산하에 편입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사측은 조직을 격하한 것이 아닌 효율화 차원으로 해석해달라고 주문했다. 

2일 한화솔루션이 발간한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CEO 직속의 기후변화대응실이 기후변화대응팀으로 재편됐다.

기후변화대응실은 2021년 체계적인 신기후체제 대응 활동을 위해 신설했다. CEO 직속으로 두어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사장이 직접 챙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후변화대응실은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이곳에서는 ▲2050 NET Zero를 위한 세부 이행전략 수립 ▲온실가스 배출량 모니터링 및 감축사업 추진 ▲K-RE100 이행전략 수립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 및 기회 총괄 관리 ▲친환경 인증 추진 등의 역할을 맡았다. 

더불어 한화솔루션은 현재 1% 미만인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오는 2050년까지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2030년 21%, 2040년 37% 달성이라는 중간 목표도 설정했다. 

사실 석유화학 산업 특성상 단기간내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녹록치 않다. 케미칼의 여수공장만 하더라도 인근 한화에너지 열병합발전에서 에너지를 받아서 쓰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2021년 0.1%, 2022년 0.2%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기후변화대응실을 만든 지 1년 만에 기후변화대응팀으로 위상을 낮춘 것이다. 종전 CEO 직속에서 이번에 신설한 전략기획실 산하로 편제했고 이 팀은 신호우 전략기획실장이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기능과 역할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현재 기후위기 대응이 전세계적인 이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솔루션의 이번 조직개편은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가는 셈이다. 

류호정 서스틴베스트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개편으로 기후변화대응실이 격하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직 운영의 효율화 차원에서 개편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CEO와 기후변화대응실 중간에 전략기획실을 신설한 것으로, 산하로 편입했지만 여전히 CEO 직속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규모도 이전과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실 단위 조직이 팀으로 바뀌었지만 인력 규모에 변동이 없고 전문성을 갖춘 임원급이 맡고 있다면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조직개편 이후 탄소배출 절감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