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임금체불부터 리스료 체납, 기업회생신청까지. 플라이강원이 단 6개월 만에 망한 회사의 전철을 답습했다. 최소한의 영업자산인 인건비나 항공기 임대료도 지불할 수 없는 지경인 데다, 투자자(JK위더스)마저 발을 뺐으니 회생신청 말곤 답이 안 나오는 상태다.

이제 플라이강원에 있어 최선은 서울회생법인으로부터 회생신청을 인가 받음과 동시에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 회사의 회생+M&A 패키지를 놓고 이해관계자들 마다 시각차를 보이는 등 주인을 찾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소비자이자 경쟁시장을 추구하는 측은 내심 회생을 기대하고 있다. 후생저하, 혈세 증발, 고용 불안 등의 우려를 씻어낸다는 점에서다.

먼저 국내에는 대한-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FCS) 2곳과 9곳의 LCC 등 총 11개 항공사가 존재하나 FCS끼리 합병을 한 이후엔 환경이 많이 달라진다. 이들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역시 통합 LCC가 될 예정으로 기업 수가 8개로 줄어든다. 이 같은 경쟁감소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의 몫일 것이다.

회생 배경이 불가피한 환경에 기인한 점도 '정상참작'의 이유가 되긴 할 것 같다. 출범 직후 일본불매·코로나19 팬데믹이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 회사가 망가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  이와 함께 강원도 등이 혈세 165억원을 투입했고, 370여명의 고용에 문제가 생긴단 우려 역시 정상화 여지가 있다면 회생 시켜야 한단 논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여차저차 회생법원을 넘었다손 치더라도, 돈을 벌어야 할 투자자가 선의로 부실기업을 사들일 일은 벌어지지 않는단 것이다. 플라이강원은 팬데믹을 차치하고서도 물음표로 가득한 회사다. 2019년 출범한 신생 LCC인 터라 업황이 정상일 때 영업을 해 본 경험조차 없다. 투자자는 이러한 회사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실질적으로 1대 뿐인 항공기재를 경쟁사 수준까지 확대해야 하고 정상영업을 위해선 완전자본잠식(2022년 말 자본총계 -215억원)도 해소해야 한다.

이제 플라이강원에 남은 처분은 파산 내지 M&A를 통한 기업회생절차 종료 정도뿐이다. 그만큼 법원과 투자자를 설득해야 할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소비자인 필자로선 문득 그가 기업회생신청 직전 한 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최근 "(회생이)결정된 이후에는 동액에 회사를 사진 못할 것"이라고 했다. 회생절차에 따라 460억원 가량의 부채가 탕감된다면 1000억원을 넣기로 했다 철회한 JK위더스보다 더 좋은 조건에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단 자신감이었다. 아울러 주 대표는 JK위더스와 지분투자 협약을 맺을 때 부터도 회사에 대한 지배력 상실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사익을 추구하기 보단 회사를 살리는 데 더 큰 관심을 쏟았단 얘기다.

실제 파산 또는 회생절차가 개시될지, 주 대표가 멀쩡한 투자자를 구해올 지는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 다만 법원이 날개 한 번 제대로 못 핀 LCC에 한 번 정도 기회를 부여하는 건 가능하지 않나 싶다. 회생개시 이후 투자유치 실패로 피 보는 건 플라이강원 주주·임직원, 강원도, 양양군 등등이지 법원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