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GS칼텍스가 2014년부터 이어진 중국 윤활유 생산·판매업체 GS루브리컨츠와의 관계를 청산했다. 수년째 이어진 적자에 지분을 모두 털고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지분 전량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GS칼텍스는 88억원 손해를 입었다. 

GS칼텍스는 최근 중국 윤활유 생산판매업체 GS루브리컨츠(GS Lubricants (Tianjin) Co., Ltd.)의 주식 47.35% 전량을 기존 투자자에게 넘기는 지분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GS루브리컨츠는 중국 텐진시에 있는 윤활유 생산·판매업체다. 윤활유는 마찰 완화, 과열방지 등 기계장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산업용 및 선박용으로 다양하게 공급한다. GS칼텍스는 윤활유 대표 브랜드 킥스(Kixx)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GS칼텍스는 GS루브리컨츠가 국민은행(베이징)에 진 채무 3741만위안(RMB)을 지급했고, 처분손실 88억원이 발생했다. 

지분을 넘긴 기존 투자자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 업체가 처음 등장한 2014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GS칼텍스는 2014년 5월 49억원을 들여 '루로다루브리컨츠(Luroda Lubricants (Tianjin) Co., Ltd)' 지분 40%를 취득했다. 루로다는 중국의 윤활유 전문 생산업체로 중국 각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16년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고 2019년 사업보고서부터는 사명을 루로다루브리컨츠에서 GS루브리컨츠로 변경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1년 중국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중국 윤활유 시장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시장이었고, 규모는 12조원으로 추산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앞다퉈 중국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기에 GS칼텍스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중국업체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하지만 윤활유 사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윤활유 시장은 다른 사업에 비해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다. 중소업체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자가 많아졌고 결국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으로 이어졌다. 

GS칼텍스는 2018년부터 사업보고서를 통해 GS루브리컨츠의 재무정보를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당기순손실이 2018년 10억원, 2019년 28억원, 2020년 47억원, 2021년 51억원, 2022년 36억원으로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적자가 이어지면서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상회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은 389억원, 부채총액은 396억원이었다. GS루브리컨츠의 손실규모가 매년 커지면서 GS칼텍스는 중국 윤활유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지분 처분의 배경에 대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1969년 윤활유 사업을 시작한 GS칼텍스는 2010년 인도에 윤활유 사업 부문의 첫 해외법인을 세웠다. 이어 2012년 중국법인과 러시아 모스크바 사무소를 설립하고 윤활유를 판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