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한화그룹의 유통사업을 책임지게 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본부장이 한화갤러리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였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 3월 말 유가증권시장에 재입성한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상장 당일(3월31일) 2130원에서 지난 4월28일 1756원으로 한 달(업무 일수 21일)만에 17.6%나 하락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787억원(4129억원→3342억원) 줄었다.

재상장 직후 한화갤러리아의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면 이 회사의 미래 실적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같은 기간 한화갤러리아의 경쟁사인 신세계는 4.4%, 현대백화점은 5.5% 하락하는데 그쳤다.

업계에선 현재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타격을 고스란히 입었던 데다, 이런 위기가 다시 발생하게 될 때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는 사업 구조를 갖췄단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외부 리스크를 대처할 수 있는 '수익 다변화'에 나섰던 것과 달리 백화점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고, 이 결과 시장전략 유연화 등에 소홀하단 이미지가 굳어져 저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저평가는 고착화 조짐까지 보인다. 실제 주가순자산비율(PBR)만 봐도 신세계(0.49배), 현대백화점(0.25배)은 모두 1미만에 머물러 있다. 신세계의 올 1분기 매출액이 1조2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성장했음에도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갤러리아의 지난해 순자산(9751억원)을 단순 고려한 PBR은 0.35배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주주들이 당장 보유 주식을 모두 매도해 현금화해도 이 회사 자산의 35%밖에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레 한화그룹 유통부분의 수장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에게 눈길이 쏠리게 한다. 그가 한화갤러리아의 분할로 독립 경영 체제를 갖추며,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선 아직까지 김 본부장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2016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으로 재직하다 폭력 사건 때문에 한화를 떠났고 이후 개인 사업 등을 거치다 2020년에서야 재입사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2월에야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선임, 유통부분을 책임진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일까. 김 본부장은 신사업 확장을 통해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그는 미국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론칭사업을 진두지휘했으며,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베리코'를 사육하는 스페인 농장도 현장 점검하는 등 동분서주한 모습이다. 여기에 주가부양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 김 본부장은 1억여원을 들여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주(지분율 0.03%)를 매입하고,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물론 기업의 오너가 적극적인 경영행보 및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야만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를 보면 이젠 김 본부장의 더 큰 책임 경영을 기대해 볼 시기인 듯하다. 이 회사가 자사주도 보유하고 있고, 그가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재력도 충분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