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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 북에 담긴 '신용 경색' 전조 현상
노우진 기자
2023.04.20 09:56:52
은행 위기 여파로 대출 기준 강화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09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고요하던 실적 시즌에 조금씩 파도가 일고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른바 '빅네임'들이 주도하는 실적 시즌이 이어졌는데요. 신규 가입자 수가 월스트리트의 예상에 크게 못 미쳤던 넷플릭스와 가격 경쟁 속에서 순이익이 급감한 테슬라 주가가 나란히 하락하며 투자심리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기에 은행 위기로 흔들렸던 지역은행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어요. 추가로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베이지북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우선 실적부터 볼게요. 사실 앞서 발표된 대형은행 실적보다 지역은행 실적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은행 위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은행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봤는지 확인하고 추가적인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일어날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데이터였으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실적을 발표한 미국 지역은행의 상황은 다소 엇갈렸습니다.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은 올해 1분기에만 예금이 85억 달러 빠져나갔다고 밝혔습니다. 대출도 20억 달러가량 줄어들었고요. 추가로 주당순이익(EPS)도 월스트리트 예상에 못 미쳤습니다. 예금과 대출, 수익성 감소가 함께 나타난 셈입니다. US뱅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US뱅크는 3월 말 현재 예금이 5053억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96억 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어요. 또 다른 지역은행인 앨리 파이낸셜은 예금을 지켜냈지만, 수익성 악화를 막지 못하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순이익을 냈습니다.


물론 위기를 잘 이겨낸 지역은행도 있습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는 1분기에 61억 달러의 예금을 잃었지만, 이달 들어 14일까지 20억 달러가 새로 유입됐다고 밝혔어요. 동시에 보호를 받는 예금 비중이 3월 말 68%에서 14일에는 73%로 올라갔다고 덧붙였어요. 통상적으로 일정 금액 이하의 예금만 보호받을 수 있으므로 이는 소액 예금자들이 자금을 유치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에요. 그리고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가 전한 희소식은 다른 지역은행에게도 호재로 작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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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월스트리트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지역은행 상황이 괜찮았습니다. 예상한 대로 예금 유출이 있기는 했지만 아직은 잘 버텨내고 있는 셈이죠. 만약 이후 다른 지역은행들도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와 마찬가지로 예금자들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다면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은 더욱 완화되겠죠. 다만 조금 더 길게 봐야 할 필요는 있는데요. 예금이 들어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빠르게 늘어난 예금의 대가가 무엇인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다음 분기의 실적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실제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거든요.


또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실적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이 은행은 뱅크런으로 인해 절벽 끄트머리까지 몰렸다가 대형은행이 공동예금을 조성해 유치하면서 간신히 되살아났어요.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면,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상태가 어떤지에 따라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이날 나온 연준의 베이지북에도 은행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어요. 베이지북은 "몇몇 지역에서 은행들이 높아진 불확실성과 유동성 우려에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베이지북은 3월 베이지북 이후 4월 10일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촉발한 은행 위기가 은행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는 단서입니다.


대출 기준 강화는 말 그대로 은행들이 대출 조건을 더욱 타이트하게 잡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월스트리트가 우려하던 신용경색으로 이어지는 첫 번째 단계이기도 합니다.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지고, 무역업체들도 수출입 활동에 큰 제약을 받게 됩니다. 어딘가 익숙한 상황이죠. 바로 경기침체입니다. 이미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면, 간신히 버티고 있던 미국 경제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대출 기준 강화는 기업만이 아니라 소비에도 영향을 미쳐요. 최근 미국인들이 견조한 소비를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출이 있습니다. 경기둔화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자 미국인들은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미국인들이 더는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소비는 급속도로 위축될 겁니다. 소비는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인데요. 따라서 소비위축 역시 경기의 침체 속도를 더욱 가팔라지게 하는 요인입니다.


베이지 북은 한편으로는 "최근 몇 주 간 전반적인 경제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미국 경제가 조금씩 정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3월 초에 나왔던 베이지 북에서는 전체적으로 경제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건 분명하죠. 이제 2분기, 그리고 하반기에 은행권 대출이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지역은행들의 실적을 꼼꼼하게 살펴볼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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