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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1위, 세라젬에 또 밀렸다
최양해 기자
2023.04.06 08:30:19
① 전년비 영업익 64.8% 급감…'비용절감→성장둔화→외형축소' 악순환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디프랜드 광고 모델 '김태희·비 부부'. (출처=바디프랜드)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십여년간 국내 안마의자 업계 1위로 군림했던 바디프랜드가 2인자로 밀려났다.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하며 세라젬에 2년 연속 왕위를 내줬다. 최대주주 손바뀜 이후 경영쇄신에 나섰지만 '비용 절감→성장 둔화→외형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단 평가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5220억원(이하 연결기준)을 벌어들였다. 전년 매출 대비 11.7%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5억원에서 241억원으로 64.8% 급감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11.6%에서 4.6%로 3분의 1 토막 났다.


반면 세라젬은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7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기록한 최고매출(6671억원)을 1년 만에 갈아치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디프랜드와 매출 격차를 2000억원 가까이 벌리면서 사실상 '안마의자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바디프랜드의 수익성이 악화된 건 복합적인 이유로 분석된다. 그중에서 코로나19 확산, 물가 상승 등 업계가 공통적으로 겪은 외부 요인을 제외하면 '마케팅 비용 축소'와 '신사업 부진'에 따른 악순환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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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는 지난해 판매·관리비(판관비)로 2722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대비 약 116억원(4.1%)가량 줄어든 규모다.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판관비 지출을 늘려오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항목별로는 광고선전, 판매수수료, 판매촉진 비용을 모두 줄였다. 광고선전비는 403억원에서 362억원으로 10.2% 축소했고, 판매수수료는 749억원에서 695억원으로 7.2% 감소했다. 연간 15억~40억원 안팎을 집행했던 판매촉진비는 6억원까지 비중을 줄였다.


특히 광고선전비의 경우 계약 기간이 만료된 모델과 연장 계약을 맺지 않으며 비용을 줄였다. 사업 부문별로 추성훈, BTS(방탄소년단), 이정현 등 유명 연예인을 대거 투입하는 방식에서 '김태희·비 부부'와 '허재 삼부자'로 광고 모델을 압축했다. 이밖에 급여 및 복리후생 비용 지출도 억제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광고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충분히 끌어올렸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고수했던 '빅스타(Big star)' 기용 전략을 수정하면서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판단은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다. 경쟁사인 세라젬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며 시장점유율과 매출 규모를 확대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팽팽했던 경쟁구도의 주도권을 세라젬에 넘겨주는 빌미를 스스로 제공했단 지적도 나온다.


야심차게 도전한 신사업이 부진한 영향도 있다. 바디프랜드는 주력 사업인 헬스케어(안마의자) 외에도 '라클라우드'와 '정수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정수기 사업 부문은 매년 역성장을 거듭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831억원, 2021년 587억원, 2022년 286억원 순으로 매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불과 2년 만에 65.6%의 매출 하락폭을 기록했다.


라클라우드 부문은 지난해 59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비교적 선전했다. 그렇지만 수출 실적이 없고 내수 비중이 100%에 달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바디프랜드가 캐시카우인 안마의자 의존도를 낮추거나, 추가 수익을 안겨줄 만한 신사업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적지출(CAPEX)은 줄어들었다. CAPEX는 기업이 사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을 뜻한다. 장비나 토지, 건물 등 유무형자산을 매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미래 이윤 창출, 가치 취득을 위해 얼마나 투자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바디프랜드의 CAPEX(취득 및 자본적지출)는 142억원으로 2016년 이후 가장 낮았다. 509억원을 투입한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72.1% 급감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규모가 대폭 축소된 만큼 CAPEX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소폭 증가했다. 전년보다 10억원가량 많은 249억원을 집행했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4.0%에서 4.8%로 높아졌다. 하지만 이는 연구개발비 증가 자체보다는 매출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게 중론이다.


안마의자 업계 관계자는 "위탁생산(OEM) 체제를 고수하는 바디프랜드의 CAPEX는 대부분 신제품 금형 투자와 전시장 시설투자"라며 "현금여력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 연구, 마케팅 관련 비용을 늘리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업 투자 비용이 줄어든 것이 매출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악순환 구조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작년 말 기준 바디프랜드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058억원이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1508억원으로 전년(784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1년 내 갚아야 할 돈이 현재 갖고 있는 돈보다 450억원가량 많다는 뜻이다. 


물론 차입금 만기를 연장하거나, 보유한 매출채권 등을 활용하면 상환 여력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이를 활용한 재무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디프랜드는 앞서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을 일으킬 당시 10.38%의 연이자율을 책정받았다. 나머지 운전자금대출의 연이자율도 5~7% 안팎으로 낮지 않은 편이다. 


이 같은 부담은 이자비용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바디프랜드의 장·단기차입금은 약 2647억원(장기차입금 1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62.2% 증가했다. 이자비용으로만 122억원을 지출할 정도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24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부채비율과 순차입금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족쇄'도 달려 있다. 작년 말 기준 약 357억원의 차입금이 남아있는 운전자금대출(산업은행·장기차입금) 때문이다. 당시 체결한 약정에 따르면 바디프랜드는 신용등급이 B+이하 등급으로 하락하거나, 부채비율 170% 이상, 순차입금 3500억원 이상이 되는 경우 해당 대출금을 반드시 조기상환 해야 한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물가 상승, 경기침체, 고환율,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내외적 환경이 어려워지며 실적이 주춤했다"며 "이달부터 의료기기를 비롯한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라운지 체험을 강화하는 등 전략을 통해 회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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