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CJ CGV의 중국사업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암초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중국법인 총계의 3분의 1 이상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며 내부에서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CJ CGV는 현지 극장수를 늘리는 확장 주도에서 내실 다지기로 경영전략 노선을 틀었다. 이러한 전략 변화가 올해 중국사업의 반등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UVD엔터프라이즈(UVD ENTERPRISE LIMITED) 산하 자회사 48개 법인 중 작년에만 16개 법인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UVD엔터프라이즈는 CJ CGV의 종속기업으로 중국 내 영화상영 및 운영법인들을 총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우한(Wuhan)의 2개 법인(각각 지분 70%)을 제외하고 나머지 46개 법인 지분을 전량 소유 중이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CJ CGV 중국법인들의 면면을 보면 상하이와 충칭, 광저우, 당산 등 대부분 대도시에 몰려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16개 법인들의 지난해 총 순손실 규모만 479억원에 달했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이들의 작년 총자본합계도 마이너스(-) 604억원 수준에 다다랐다. 직전 해인 2021년 마이너스 161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중국법인들의 위기는 코로나19 발발과 함께 찾아왔다. 특히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말미암아 손익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그간 중국 현지 극장 수 확대에 치중하며 덩치를 키웠던 부분은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되돌아오며 대규모 자본잠식으로까지 이어졌다. 실제 2019년까지만 해도 자본잠식에 빠진 CJ CGV의 중국법인은 전무했지만 불과 3년 만에 전체 법인의 30% 이상이 잠식에 빠졌다.

CJ CGV의 최대 해외거점인 중국의 부진은 본사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CJ CGV는 작년 해외법인을 제외한 별도기준 순손실 120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연결로 보면 손손실 규모가 두 배에 가까운 2145억원까지 확대됐다. 여기에 중국법인들의 대규모 적자가 한 몫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최대거점인 중국까지 무너지면서 CJ CGV에 대한 모기업의 지원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CJ는 불과 3년 사이에만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전환사채 등의 방식으로 총 4800억원 이상을 CGV에 실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CJ CGV는 중국사업의 경영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그간 집중했던 극장수 확장보다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작년 10월 그룹 정기인사에서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정승욱 경영리더를 중국법인총괄로 현장에 배치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이 위드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한 부분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내 영화관람 수요가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상영수익이 고정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부족했던 신규영화 제작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면서 극장관객 유인 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봉쇄 정책으로 작년 크게 부진했던 중국 멀티플렉스사업은 로컬과 할리우드 작품 개봉 재개와 현지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올해는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CJ CGV 관계자도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내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어려움이 컸지만 올해는 이러한 정책들이 풀리면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4DX나 ScreenX 등과 같은 프리미엄 특별관 활성화 등을 통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